삼성, 美 전략혁신센터 대규모 인적쇄신...CTO 해고

지난해 연말 '하만 인수 주도' 손영권 센터장도 퇴임
AI, IoT, 모빌리티 등 연구 핵심 조직도 해체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의 미래 신사업 발굴 전진 기지인 전략혁신센터(SSIC)가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지난해 손영권 센터장이 보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지난달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해고하고 그가 이끌던 팀을 해체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SIC는 지난달 뤽 줄리아 CTO에게 해고를 통보하고 혁신 프로젝트 발굴을 담당하던 그의 팀을 해산했다. 줄리아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기업 투자 가능성을 점치는 핵심 조직을 이끌었다. 

 

리사 워렌-플런지 삼성전자 미국법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시니어 매니저는 "줄리아를 해고하고 그의 팀을 해산한 것이 맞다"며 "해고는 전략적 우선 순위 변경과 관련된 조직개편의 일부이며, 관련 영향을 받은 직원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아는 애플의 음성인식 AI 비서 서비스 '시리(Siri)'의 핵심 특허 중 일부를 공동 저술한 AI 분야 전문가다. 지난 2012년 SSIC 출범 당시 합류했으며, 2018년 설립된 프랑스 파리 AI 연구개발(R&D) 센터장도 맡아 왔다. 

 

SSIC는 신사업 발굴 및 사업화, 투자 계획,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업무를 담당하며 삼성의 큰 그림을 구상하는 전략 기지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위상은 더욱 강화됐다. 

 

하지만 최근 SSIC 핵심 인력들이 대거 '물갈이'되는 등 조직 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SSIC가 주도적으로 인수를 추진한 하만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어김없이 삼성전자의 '성과주의' 기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에는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전략현식센터장이 현업을 떠나 고문으로 남기로 했다. 손 고문은 2017년 글로벌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주도적으로 추진한 인물이다. 

 

하만 인수 규모는 9조원대로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M&A로 꼽힌다. 올해로 편입 4년차를 맞은 하만의 실적은 인수비용 대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영업이익은 2017년 574억원, 2018년 1617억원, 2019년 3200억원을 기록하며 점차 개선되는 듯 보였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2020년엔 600억원대로 급감했다. 

 

현재 센터장은 션 케 전략 및 기업 개발 담당 부사장이 대행을 맡고 있다. 션 케 부사장은 삼성전자 글로벌 B2B 서비스 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을 지냈으며 지난 2018년 SSIC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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