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배터리 자체 생산 추진"…LG‧SK 배터리 소송 새변수

짐 팔리 CEO 발표…SK이노 美 투자 우려 해소?

[더구루=오소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의 파트너사인 미국 포드가 전기차 배터리 셀 양산을 모색한다. 자체 생산을 통해 전기차 확대에 따른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포부를 내비치며 포드의 독립 움직임이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영업비밀 침해 공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배터리 셀 생산을 검토한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로이터가 주최한 오토모티브 서밋(Automotive Summit)에서 "우리는 배터리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며 "순수전기차(EV) 볼륨이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 제조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 포드 수장인 짐 해킷의 발언과 배치된다. 그는 7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부 분석 결과 배터리 셀 공장 투자가 비용이나 소싱 측면에서 이점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외부 조달이 포드에 유리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궁극적으로 포드가 배터리를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포드는 전기차 부품을 생산해 수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포드의 순수 전기밴 E-트래짓(Transit)에는 자체 개발한 모터가 탑재됐다. 기어박스 또한 포드의 미시간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마크 카우프만 포드 글로벌 전동화 디렉터는 자동차 전문지 그린카 리포트(Green Car Reports)와의 인터뷰에서 "E-트랜짓이 내부에서 만든 모터 출시의 시작점"이라며 "미래 차량에 사용될 모터를 계속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제품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수직적 통합으로 발전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부품부터 완성차까지 포드가 직접 제조하겠다는 포부로 팔리 CEO의 발표와도 같은 맥락이다.

 

포드가 배터리 독립을 가시화하며 공급사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소송에 이목이 집중된다. 배터리 확보는 포드가 양사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을 지지해온 핵심 이유였는데 자체 양산을 추진한다면 SK이노베이션을 편들 명분이 사라져서다.

 

만약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주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품·소재를 미국에 들여올 수 없다. 사실상 미국 사업이 불가능해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포드는 지난 5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과 (배터리의) 긴 개발 기간을 감안할 때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었다.

 

포드의 입장은 내달 10일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재조명받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양사 변호인이 포드와 폭스바겐을 상대로 진행한 심문 녹취록 제출을 요청했다. 거대 기업의 의견을 다시 검토해 결론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녹취록 검토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늦어진 자료 검토를 위한 추가 제출일 뿐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ITC는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조기 패소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5일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같은 달 26일로 미룬 후 내달 10일로 또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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