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대만 국군이 현대전의 판도를 바꿀 비대칭 전력의 핵심 자산으로 '사족보행 로봇(로봇 개)'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의 자회사인 미국 고스트로보틱스가 대만 현지 IT·제조 강자들과 손잡고 '메이드 인 타이완' 생산 거점 구축에 나서면서, 글로벌 방산 로봇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적 행보가 아시아 전역으로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군 당국은 최근 '신흥 기술 기반 비대칭 작전 분석' 보고서를 제출하고 심층 및 도심 작전 지원을 위해 기동성이 향상된 사족보행 로봇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만군은 로봇 개와 수송 차량 등 지상 플랫폼을 비롯해 다양한 유형의 드론 21만 대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총 1조 2400억 대만 달러(약 58조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한 상태다.
이번 사업의 유력한 파트너로 떠오른 곳은 고스트로보틱스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지난 10일 대만 타이난 사룬 국가 지능형 로봇 연구센터 개소식에서 대표 모델인 비전 60을 시연하며 상륙 신호탄을 쐈다. 당시 시연에서는 폭발물 제거(EOD)와 화재 진입 등 실제 군과 소방에서 요구하는 작전 시나리오가 공개되어 현지 군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고스트로보틱스의 핵심 전략은 현지 파트너사인 칩십(CHIPSIP)과의 협력을 통한 '비(非) 홍색 공급망(탈중국화)' 구축이다. 외국산 로봇 플랫폼을 조달하되, 대만 내 생산 라인을 가동하여 현지 개발 센서와 하위 시스템을 통합함으로써 외부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칩십 측은 이를 통해 제조 원가를 대폭 절감하고 대만 국방부의 자국 산업 보호 요건을 충족한다는 방침이다.
보안성 강화 역시 핵심 과제다. 양사는 중국의 전자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시스템에 양자 내성 암호(PQC)와 칩 레벨의 보안 솔루션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대만 최대 철강사인 중강(China Steel)의 초박형 전기강판과 상인(HIWIN), 위롱(Yulon) 등 주요 부품사들이 고스트로보틱스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로봇 생태계에 긴밀히 결합하고 있다.
현재 고스트로보틱스는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 및 공업기술연구원(ITRI) 등 대만 내 주요 연구기관과 공급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LIG D&A가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후 추진해온 아시아 거점 전략이 대만의 대규모 무인 전력 확충 계획과 맞물리며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