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 내 수소 산업의 메카인 광저우시와 손잡고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 행보에 속도를 낸다. 그룹 수소 사업의 키를 쥐고 있는 장재훈 부회장이 직접 현장을 챙기면서, 단순한 차량 공급을 넘어 생산부터 활용까지 아우르는 수소 생태계 구축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광저우시에 따르면 쑨즈양 시장은 전날 오후 시청사에서 장 부회장 일행을 접견하고 수소 에너지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장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의 수소 전문 브랜드 'HTWO'가 지향하는 수소 사회 비전을 공유하고, 광저우시의 전폭적인 산업 육성 정책에 감사를 표했다. 쑨 시장은 최근 발표된 중국 '제15차 5개년 계획(15·5 계획)'에서 수소 에너지가 국가적 신성장 동력으로 명시된 점을 강조, 광저우가 현대차그룹 글로벌 수소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회동은 현대차그룹이 수소와 로봇 사업을 통합 관리하는 본부급 조직인 'RH PMO(Project Management Office)'를 공식 출범시킨 직후 이뤄졌다. 기존 태스크포스(TF) 수준이었던 조직을 장 부회장 직속인 기획조정실 산하로 격상시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 만큼 장 부회장의 광저우 방문은 글로벌 정책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현지 투자를 구체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차그룹과 광저우시의 협력은 이미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기지인 'HTWO 광저우'는 작년 말 광저우시 대규모 입찰에서 수소버스 224대를 수주하며 중국 내 역대 최대 규모의 조달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누적 보급 대수가 1000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만남을 기점으로 수송 분야를 넘어 발전·산업용 응용 분야로의 확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저우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생태계의 전초기지로서도 가치가 높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에너지를 로봇과 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무중단 전력원으로 활용하는 '에너지·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광저우시의 강력한 인프라와 현대차의 수소 기술력을 결합해 물류와 제조 전반을 자동화하는 미래형 수소 시티 모델의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광저우와 국내 울산, 새만금 등 주요 수소 거점을 연결하는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 미래 신사업에 50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 RH PMO를 통해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가장 앞선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며 수소 시장의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제58기 주주총회를 열고 AI 중심의 기술 기업 전환과 글로벌 현지화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엔비디아·웨이모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 및 SDV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2028년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해 지능형 시스템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지배구조 개선 안건을 의결하고 무뇨스 사장 등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며 경영 안정성을 확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