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포스코가 보유한 자동차용 열간성형강판 관련 특허 3건이 중국에서 무효 또는 부분 무효 판결을 받으며 지적재산권(IP) 방어력에 타격을 입었다. 완성차 업체와 글로벌 철강 경쟁사가 연합해 특허를 무력화하는 전략이 현실화되며 포스코의 핵심 소재 기술 보호와 공급망 주도권 유지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중국 국가지식산권국(CNIPA)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 특허 3건을 대상으로 한 무효 심판에서 1건 전부 무효, 2건 부분 무효 결정을 내렸다.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와 일본제철, 아르셀로미탈이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것이다.
무효 판단을 받은 특허는 △열간성형 부품 및 제조방법(특허번호 제588499호) △박리 저항성이 우수한 HPF 성형 부품 및 제조방법(특허번호 제587921호) △열간성형 후 스탬핑 특성이 우수한 도금강판 및 열간성형 부품 제조방법(특허번호 제587099호)이다. 이 가운데 '열간성형 부품 및 제조방법’ 특허는 특허권이 전부 무효로 판단돼 법적 효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나머지 2개 특허는 일부 청구항만 유지된 부분 무효다. 제품 관련 권리 범위가 대부분 삭제되고 제조방법 중심의 권리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특허는 완성차에 직접 적용돼 규제력이 강한 반면 제조방법 특허는 침해 입증이 어려워 실질적 보호 효과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포스코 특허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가 된 열간성형강판은 자동차 차체에 적용되는 초고강도 소재다. 강판을 고온으로 가열한 뒤 금형에서 성형과 동시에 급속 냉각해 강도를 높이는 공정이 핵심이다. 충돌 시 차체 변형을 최소화하면서도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전기차 등에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번 무효 심판은 완성차 업체와 철강 경쟁사가 이해관계를 공유하며 동시에 특정 특허를 공격한 이례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지식재산권 전문 매체 '아이피알데일리(IPRdaily)'등에 따르면 니오가 이번 무효 심판에 참여한 배경에는 포스코와의 실질적인 소송전이 자리 잡고 있다.
포스코는 앞서 해당 열간성형강판 특허를 근거로 중국 현지에서 니오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니오는 특허의 효력 자체를 흔들어 소송의 근거를 없애기 위해 무효 심판을 제기하며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일본제철과 아르셀로미탈 등 글로벌 철강사들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자동차용 강판 시장에서 포스코와 점유율을 다투는 경쟁사들로, 포스코가 구축한 특허 장벽을 낮추기 위해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공동 전선'을 구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CNIPA의 무효 결정이 내려진 이후 포스코가 니오를 상대로 제기했던 중국 내 특허 침해 소송은 철회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허의 법적 근거가 일시적으로 사라지면서 소송 유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결정은 CNIPA 단계의 행정적 판단에 해당한다. 포스코는 결정문 수령 후 3개월 이내에 베이징 지식재산권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포스코가 상급 법원의 판단을 구하며 대응을 이어갈 방침인 만큼 해당 특허의 유효성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