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기아의 주력 미니밴 카니발이 자동 슬라이딩 도어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24년 어린이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북미에서 최초 제기된 집단 소송과 관련해, 최근 현지 법원이 기아 측의 기각 신청을 거부하고 본안 재판 진행을 승인하면서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예고됐다. 실제 미국 내에서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관련 전동시트 끼임 사고로 영아 사망 사례가 발생하며 전방위적 리콜과 판매 중단 사태를 맞은 상황에서 기아까지 안전성 문제로 제동이 걸리며 현대차그룹 전체가 '패밀리카 신뢰도' 위기에 직면했다.
24일 미국 메릴랜드 연방지방법원 공식 결정문에 따르면 스테파니 A. 갤러거(Stephanie A. Gallagher) 판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아 카니발 소유주 레이첼 랭거한스(Rachel Langerhans) 등이 제기한 집단 소송과 관련해 기아 측의 소송 기각 신청을 거부했다. 갤러거 판사는 원고가 실제 신체적 부상을 입지 않았더라도, 결함으로 인해 안전하지 않은 차량을 구매한 것 자체가 '차량 가치 하락'이라는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이라 판단하고 1심 본안 재판 진행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2022~2023년형 카니발의 자동 슬라이딩 도어에 장착된 '핀치 센서(Pinch Sensor)' 결함 의혹이다. 핀치 센서는 문이 닫힐 때 장애물을 감지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 장치다. 원고 측은 해당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끼일 경우 심각한 부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해당 결함과 관련해 팔이나 어깨가 문에 끼여 다치는 등 최소 9건의 인명 피해가 보고된 바 있다. 원고 측은 기아가 지난해 4월 실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리콜에 대해 "경고음 추가와 폐쇄 속도를 늦췄을 뿐 문이 닫히는 과도한 힘과 센서의 근본적인 오작동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아는 그간 리콜 조치가 NHTSA의 승인을 받아 완료됐으며, 자체 조사 결과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소송 기각을 요청해왔다. 특히 기아는 재판 과정에서 제3의 엔지니어링 업체와 생체역학 전문 기업을 고용해 어린이 신체 모형 테스트까지 진행하며 설계상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법원은 "리콜이 결함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기아의 기각 신청을 거부하고 본안 재판 진행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향후 수만 명에 달하는 현지 카니발 차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단 소송으로 번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안전성 논란은 카니발에 그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는 24일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 2개 차종 5만 7987대에 대해 전동시트 제어기 소프트웨어 설계 미흡으로 자발적 시정조치(리콜)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당 결함은 2열과 3열 전동시트 작동 시 탑승자나 사물과의 접촉을 감지하지 못해 심각한 끼임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지난 7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는 관련 사고로 2세 여아가 전동 폴딩 시트에 끼어 사망 사고가 발생해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현대차는 사고 직후 미국과 국내에서 신형 팰리세이드 판매를 일시 중단했으며, 지난 20일부터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한 시정조치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현재 추가적인 안전성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확정 시 내달 중 추가 리콜을 진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카니발 20만 1841대 또한 저압연료라인 설계 미흡에 따른 연료 누유로 주행 중 시동 꺼짐 및 화재 위험이 발견돼 25일부터 리콜에 들어가는 등 현대차와 기아의 핵심 모델들이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인 결함 이슈에 휘말린 상태다.
북미와 국내 시장에서 가족형 차량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팰리세이드와 카니발이 동시에 어린이 안전 관련 결함 의혹과 사망 사고에 직면한 것은 브랜드 신뢰도에 치명적인 대목이다. 특히 미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기아 카니발 집단 소송이 본격화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품질 경영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하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