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현준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북미 전략 생산 거점인 멕시코 실라오(Silao) 공장이 이달 말 파업에 돌입할 위기에 처했다. 임금 협상을 둘러싼 사측과 독립 노조 간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미국 시장 '효자 품목'인 픽업트럭 공급망에 적신호가 켜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실라오 공장의 독립 자동차 노동조합인 '신티아(Sinttia)'는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파업 예고는 3주간 이어진 단체협약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지며 불거졌다.
노조 측은 사측이 지난 3일 일방적으로 협상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연간 약 3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실라오 공장이 멈출 경우 북미 공급망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조는 당초 20%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의 역제안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티아 측은 "GM이 제시한 조건은 노동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하"라며 "무엇보다 실라오 공장 노동자들과 미국 공장 노동자들 간의 임금 격차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GM 관계자는 "노조의 대표성을 존중하며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실라오 공장의 파업 여부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이곳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1996년 설립된 이 공장은 현재 쉐보레 실버라도(Silverado)와 GMC 시에라(Sierra) 등 GM의 수익을 견인하는 풀사이즈 픽업트럭의 핵심 기지다.
특히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신티아는 "실라오 노동자들의 헌신 덕분에 GM이 2015년 이후 미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고마진 차종인 픽업트럭 생산 라인이 멈출 경우, 미국 내 재고 부족 현상과 함께 판매 실적 하락으로 직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멕시코 생산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GM은 이미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플랜 B를 검토해 왔다. 지난해 2월 GM 전문 매체인 'GM 오소리티(GM Authority)'에 따르면, GM은 실라오 공장에서 생산 중인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 시에라 등 주력 대형 트럭 모델의 생산 거점을 미국 인디애나주 포트웨인(Fort Wayne)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노사 갈등뿐만 아니라 향후 정치적 변동에 따른 관세 위협 등 여러 시나리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GM은 현재 멕시코와 캐나다, 미국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하고 있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 필요시 일부 생산 라인을 미국으로 이전할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하다"고 설명하며 생산 거점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