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LG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중국에 이어 베트남 현지 업체에도 TV 생산 일감을 맡기며 '사업 구조 개선'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기존 방식으로는 구조적 한계를 넘기 어렵다고 진단하며 강한 체질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역시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해 중국과 '공동개발·생산 전략(JDM)'을 주도했을 만큼 과감한 비용 절감을 통한 강한 실행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베트남 생산 일감 역시 LG전자가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 구조 개선을 구체화하는 행보다.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은 유지하되 제조 원가는 극단적으로 낮추겠다는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알파 세븐(Alpha Seven) 그룹 자회사 '안센 일렉트로닉스 베트남(Ansen Electronics Vietnam)'은 LG전자로부터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3년 동안 LG 브랜드 TV 모델의 생산권을 공식 위임 받았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9월 업계에서 제기됐던 'TV 사업부(MS사업본부) 아웃소싱 확대설'이 현실화된 것이다. 당시 LG전자는 "추가적인 사업 조정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으나, 조주완 전 CEO 퇴임 이후 지휘봉을 잡은 류 대표를 비롯한 신임 경영진은 고강도 위탁 생산(EMS)·JDM 전략을 글로벌로 전격 확대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앞서 "비용과 생산에 강점이 있는 외부 역량을 적극 빌릴 필요가 있다"며 JDM 확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최대 TV 제조사 중 하나인 스카이워스(Skyworth)가 파트너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스카이워스는 LG전자와 함께 설계와 개발을 주도한다. 베트남 안센 일렉트로닉스는 실제 생산을 담당하는 구조다.
안센 일렉트로닉스는 그간 필립스, 스카이워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위탁 생산을 맡으며 기술력을 검증받은 EMS 전문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기존 중국 중심의 공급망에서 벗어나 베트남을 새로운 'JDM 전초기지'로 낙점함으로써,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전자가 이처럼 베트남에서도 제조 외주화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에는 현지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성과와 위기감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LG전자는 2025년 베트남 OLED TV 시장에서 수량 기준 62.5%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TV 시장의 수요 감소와 패널 가격 상승,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은 악화된 상태다.
LG전자는 '생산은 외부 현지 인프라에 맡기고, 내부 역량은 웹(web)OS 플랫폼 사업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확대 선택하는 모양새다. 이는 최근 단행된 전사적 희망퇴직 및 조직 개편과도 맞닿아 있다. 제조 인력 비중을 줄이는 대신 소프트웨어(SW)와 신사업 위주로 체질을 개선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알파 세븐 그룹은 이번 LG전자와의 생산 위임을 발판 삼아 TV 외에 다른 가전 품목으로 위탁 생산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자 제조 부문을 그룹의 최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