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 반도체 지적재산권(IP) 업체 '이노실리콘'이 차세대 저전력 D램 규격인 LPDDR6/5X 메모리 컨트롤러 IP를 실제 고객사에 처음 공급했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화 전략이 LPDDR6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글로벌 칩 생태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이노실리콘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LPDDR6/5X PHY와 메모리 컨트롤러를 결합한 콤보 IP를 중국 내 첫 고객사에 제공하며 상업 협력을 시작했다. 해당 IP는 첨단 핀펫(FinFET) 공정을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LPDDR6 기준 최대 초당 14.4Gb의 입출력(I/O) 속도와 저전력·저지연 특성을 지원한다.
이노실리콘은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핵심 IP를 개발·공급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IP 전문 기업이다. 메모리 컨트롤러와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그래픽처리장치(GPU), AI 가속기, 고속 인터커넥트 IP 등을 포트폴리오로 보유, 중국 팹리스와 시스템온칩(SoC) 업체들의 설계 기반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에 공급된 LPDDR6/5X IP 역시 메모리 칩이 아니라 SoC 설계에 사용되는 메모리 컨트롤러·인터페이스 IP다. IP가 고객사에 전달됐다는 것은 해당 고객이 LPDDR6을 전제로 실제 칩 설계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설계 계약이 성사돼 상업적 단계에 진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노실리콘의 이번 IP 공급은 중국 반도체 전략의 방향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중 제재 등으로 인해 메모리 제조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한계를 가진 상황에서 차세대 표준을 전제로 설계 IP와 SoC 생태계를 먼저 구축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PDDR6는 스마트폰과 엣지 AI, 차량용 컴퓨팅을 겨냥한 차세대 저전력 D램 표준이다. 기존 LPDDR5X 대비 데이터 처리 구조가 바뀌며 서브채널 확장과 유연한 데이터 전송 단위를 통해 AI 연산과 고속 데이터 처리를 동시에 고려한 설계가 적용됐다. 저전압 동작과 부분 활성화, 오류 검출·보정 기능도 강화돼 메모리 접근 빈도가 높은 환경을 전제로 한다.
이같은 변화는 표준 제정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미국 전자산업협회(EIA) 산하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는 지난해 LPDDR6 표준 'JESD209-6'을 공식 발표하며 차세대 저전력 D램 규격을 확정했다. 표준 제정 과정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제조사와 퀄컴, 미디어텍, 시놉시스 등 주요 반도체 설계사가 참여했다. <본보 2025년 7월 10일 참고 차세대 D램 표준 'LPDDR6' 공개...삼성·SK하이닉스 주도권 경쟁 본격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역시 LPDDR6 상용화를 향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성료한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6’에서 LPDDR6 기반 시제품을 공개하며 차세대 모바일·AI 기기용 메모리 기술력을 선보였고, 해당 기술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LPDDR6를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최적화된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로 제시하며 고객 검증과 양산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LPDDR6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고속 동작과 전력 효율을 중심으로 한 LPDDR6 설계 역량을 공개하며 차세대 모바일·AI SoC 적용을 염두에 둔 고객 협업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