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핵심 요직에 현지 전문가를 전면 배치하는 '현지인 수장' 전략을 중동·아프리카 시장으로 확대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사정에 정통한 인물을 발탁,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현지화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23일 타렉 이스마일 모사드(Tarek Ismail Mosaad) 현대자동차 중동·아프리카 지역 신임 본부장은 링크드인을 통해 취임 소감을 밝혔다. 모사드 신임 본부장은 "이 지역이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총괄하게 돼 깊은 영광"이라며 "고객 신뢰를 쌓고 스마트 혁신을 창출하는 문화를 조성해 이 역동적인 지역에서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모사드 신임 본부장은 현대차 역사상 최초의 아랍 출신 권역본부장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2026년 1월 1일부로 공식 임기를 시작하며,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사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중책을 맡는다.
이번 인사는 현대차가 중동을 단순 수출 시장을 넘어 '제2의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격상시키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모사드 신임 본부장은 경영학 박사(DBA) 출신으로 20년 이상의 다국적 기업 경험을 보유했다. 지난 2023년 현대차 합류 이후 전략·기획과 영업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규모 제조 프로젝트를 비롯해 이집트, 알제리 등 주요 거점의 생산 네트워크 구축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중동뿐만 아니라 인도,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도 현지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며 현지화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를 공략하기 위해 타룬 가르그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 설립 23년 만에 처음으로 현지인 리펑강 총경리를 발탁했다. 일본법인 역시 시메기 도시유키 법인장이 이끌고 있다. 여기에 국내사업본부와 제네시스 수장까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영업통 김승찬 전무와 이시혁 상무로 각각 교체하며 전 세계적으로 현지 밀착형 성과 창출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은 "타렉의 지역 이해와 리더십은 현대차의 야심 찬 성장 목표 달성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차의 글로벌 인사 기조인 현지인 중심 경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전문가를 전진 배치해 기록적 성과를 달성한 현대차는, 이번 중동·아프리카 신임 본부장 발탁으로 신흥 시장에서도 현지의 목소리를 경영 전략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