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서 설화수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비효율 점포를 축소하고 온라인사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중국 뷰티 시장이 현지 브랜드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글로벌 브랜드가 효율성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설화수는 중국 내 약 180개 매장 중 30개 안팎의 비효율 매장을 정리한다. 구조조정 매장은 주로 수익성이 낮은 2선 도시에 집중돼 있으며, 백화점 기반 오프라인 채널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시장 환경을 반영한 조치다. 상하이 팍슨 백화점 등 일부 1선 도시에서도 매장 규모가 조정되는 등 채널 재편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차이나는 "이번 조치는 후퇴가 아닌 채널 최적화"라며 "재고 정리, 비효율 채널 축소, 오프라인 구조 재편과 동시에 온라인 존재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설화수의 핵심 전략 시장이며, 디지털 혁신을 통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채널을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시장 전략 재정비 흐름은 계열사 이니스프리에서도 확인된다.
앞서 이니스프리는 중국 알리바바 온라인 플랫폼 '티몰(Tmall)' 내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일부 제품만 온라인에서 제한적으로 판매 중이다. 지난 2019년 티몰 중심 현지화 전략을 확대했지만, 팬데믹·한한령·현지 브랜드 약진 등으로 방향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오프라인 철수 흐름과 맞물려 이번 조치 역시 유통 효율화를 위한 재정비로 해석된다.
이처럼 채널 전략이 변화하는 배경에는 중국 뷰티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가 자리한다. 기능성·가성비를 앞세운 현지 브랜드가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뷰티의 중국 온라인 판매 비중은 지난 2022년 69%에서 올해 23%로 급감했고, 미국·유럽의 비중은 빠르게 증가했다. K-뷰티를 향한 중국 소비자 관심이 약해지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전략 수정 압박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설화수 역시 중국 스킨케어 시장 점유율이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는 등 위축이 뚜렷해 지고 있는 모양새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안정화 △오프라인 축소 △고급화 강화 전략을 내세우고, 인삼 라인을 중심으로 핵심 포트폴리오 고급화에 집중하고 있다.
실적에서는 회복 조짐이 엿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3분기 중화권 매출은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의 낮은 기저 효과가 반영된 만큼 과거 수준의 성장세를 회복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 화장품의 부진은 특정 브랜드 문제가 아닌 구조적 압박"이라며 "설화수의 오프라인 축소는 장기적으로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진단한다. 이어 "중국 소비자의 취향 변화 속도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이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