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대웅제약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성분명 에나보글리플로진)'의 중남미 8개국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남미 내 SGLT-2 억제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엔블로정이 시장 선점 효과를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4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중남미 8개국과 엔블로정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337억원으로, 기존 계약을 포함하면 총 규모는 약 1433억원에 달한다. 엔블로정의 중남미 공급 확대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평가된다.

대웅제약은 파트너사 'M8(Moksha8)'과 협력해 기존 공급 지역인 브라질·멕시코에 더해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니카라과, 온두라스,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등 8개국과 수출 계약을 추가 체결함으로써 중남미 10개국으로 공급 범위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중남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가속할 계획이다.

중남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중남미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약 8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특히 SGLT-2 억제제 시장은 지난 2022년 86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500억원 규모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최근 2년간 약 100% 성장률을 기록하며 차세대 성장 축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대웅제약은 이번 중남미 공급 기반 확대를 계기로 '글로벌 1품 1조' 전략에 탄력을 더하고, 향후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까지 진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엔블로정은 국산 기술로 개발된 36호 신약으로, 국내 최초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과 나트륨의 재흡수를 억제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기전으로 작용하며, 혈당 조절은 물론 혈압·신장·심장·체중 관리까지 개선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평가된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이사는 "이번 중남미 8개국 계약은 엔블로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앞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등으로 진출 지역을 넓혀 '1품 1조' 목표 달성과 함께 글로벌 리딩 제약사로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