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KT&G가 인도에서 확산 중인 '에쎄(ESSE)' 짝퉁 담배에 칼을 빼들었다. 글로벌 불법 담배 비중이 급증하는 가운데 브랜드 가치 훼손과 유통 질서 왜곡이 심각해지자 본사가 직접 법적 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KT&G에 따르면 회사는 인도에서 지식 재산권(IP) 대응 경험이 있는 현지 로펌 'S.S. 라나 앤 코(S.S. Rana & Co.)'를 선임하고, 델리 NCR 지역 불법 유통 관련 개인·소매업체 130여 곳에 법적 통지서를 발송했다. 이달부터는 카르나타카·타밀나두·마하라슈트라·하이데라바드 등 주요 주 단위로 전국 단속을 확대한다.
불법 담배는 글로벌 담배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전 세계 유통 담배의 약 11.6%가 불법 제품이며 세금 손실 규모는 405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는 그 비중이 더 높다. 불법 제품이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지난 2022년 기준 불법 유통량은 302억 개비에 달해 1조3330억 루피 이상의 세수 손실이 발생했다. 회사 측은 인도를 중국·브라질과 함께 글로벌 3대 불법 담배 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KT&G가 이번 조치에 나선 배경에는 이런 시장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148개국에서 870개 브랜드를 판매하는 KT&G로서는 인도 대응 경험이 향후 다른 고위험 신흥국 공략에서 선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KT&G는 이번 조치가 단순 상표권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보건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저가 제품이 에쎄로 둔갑해 유통되면서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고, 가격 왜곡을 유발해 합법 유통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 차이로 인해 소비자가 불법 제품을 정상 제품으로 오인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KT&G는 "불법·위조 담배는 소비자 신뢰·인도 경제·공중 보건을 동시에 무너뜨리는 위험"이라며 "불법 활동에 연루된 제조·유통·도매·소매 전 채널을 상대로 강력한 민형사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KT&G는 법적 대응과 병행해 현지 단속 기관과 공조를 강화하고, 올해 국가재정법에서 도입되는 신규 추적·관리 시스템 준수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정식 유통 채널도 명시했다. 인도 내 에쎄 공식 유통 업체는 케다라 트레이딩 LLP가 단독 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