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의 K-패션이 방글라데시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영원무역이 방글라데시 수출 1위 자리를 굳히며 K-섬유 제조 경쟁력을 다시 입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프리미엄 의류 중심의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한 점이 성장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7일 현지 수출 통계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2024~2025 회계연도에 9억7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약 11.5% 증가한 수치로, 방글라데시 상위 10대 수출 기업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영원무역은 수년째 방글라데시 최대 수출 기업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품목은 기성복으로, 전체 수출의 약 94%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신발, 가방, 합성섬유 등이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의류 3970만 점을 수출했으며, 점당 평균 단가는 23달러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재킷 등 프리미엄 제품군이 강세를 보이며 일부 제품은 점당 448달러에 달한다.
영원무역의 방글라데시 진출은 지난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치타공에 첫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장을 세운 이후, 1999년부터 20여 년간 투자해 KEPZ(한국수출가공공단) 조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KEPZ는 방글라데시 최초의 민간 수출가공구역으로, 현지 의류 산업 발전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영원무역은 KEPZ 내 공장에서 아디다스와 랄프 로렌, 룰루레몬, 아메르스포츠, 마무트 등 글로벌 스포츠·의류 브랜드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8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며 방글라데시 대표 글로벌 제조·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첸트그람과 다카 지역 영원 공장에서는 7만3000명 이상에 달하는 현지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성 회장은 "팬데믹 이전부터 KEPZ 내 공장 건설과 설비 현대화를 선제적으로 마쳐 글로벌 수요 회복기에 생산 능력을 즉시 확대할 수 있었다"며 "이 같은 대응이 수출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생산 효율화를 통해 10~15%의 추가 성장 잠재력이 있다"며 "항만·통관 절차 개선과 해운·기타 인프라 확충 등으로 리드 타임(주문 접수부터 선적까지 소요 시간)을 2~3주 단축한다면 더 큰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