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신성이엔지가 클린룸 핵심장비인 팬필터유닛(FFU)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와 이차전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중심의 기존 시장에서 축적한 공조 기술을 신산업에 접목하면서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친환경 설비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10일 싱가포르 경제매체 ‘더월드폴리오(The Worldfolio)’에 따르면 이지선 신성이엔지 대표는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FFU는 반도체와 클린룸의 핵심 장비이며, 2차전지 산업은 드라이룸을, 데이터센터는 대형 냉각시스템(Fan Wall Unit·FWU)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들 산업의 급성장이 드라이룸과 패널 유닛의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7년 설립된 신성이엔지는 클린환경·에너지 설비 전문기업으로, 조선소 제습기 개발을 시작으로 1991년 국내 최초로 팬필터유닛(FFU) 국산화에 성공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과 함께 공조장비 국산화를 주도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을 비롯해 글로벌 전자·에너지 기업에 클린룸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FFU를 기반으로 한 정밀 제어 기술을 발전시켜, 초저습 환경을 요구하는 2차전지용 드라이룸과 FWU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설비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반도체 산업에서 축적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같은 환경 변화를 위기가 아닌 성장의 촉매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으로 생산 공정을 자동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 경쟁력을 강화했다. 용인 공장은 전체 전력의 절반을 태양광으로 조달하며, 반도체 공정용 FFU를 1주일 내 생산할 수 있는 설비 체계를 갖췄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공조시스템을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충북 증평에 설립된 'AI 에어솔루션센터(Air Solution Center)'에서는 제습기, 외조기(OAC),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제거장치 'V-마스터(V-Master)' 등을 AI로 제어하는 장비를 생산 중이다. 이전에는 동일한 제어시스템을 전 과정에 적용했지만, 현재는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장비별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 중이다.
태양광 분야에서도 독자 노선을 구축했다. 셀 제조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발전·저장·활용 전반의 효율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용인 스마트팩토리에서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통합 운영한다.
이 대표는 "신성이엔지의 기술 발전은 국내외 주요 기업의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끊임없이 역량을 강화해 온 결과"라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함으로써 품질과 기술력 모두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으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성이엔지 매출의 90% 이상은 클린환경 부문에서 발생하며, FFU·드라이룸·FWU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증평사업장에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OAC 및 드라이룸 제습장비 생산라인을 확충했고, 유럽·북미 법인을 통해 현지 반도체 및 배터리 고객사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사업 역시 확대 중이다. 삼성, SK 등 국내 주요 기업의 해외 신규 공장 프로젝트뿐 아니라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대표는 "20년 이상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각국의 운영 시스템, 인증, 규제 차이를 이해하고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왔다"며 "이런 경험 덕분에 현재는 다양한 국가의 기업과 자연스럽게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