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효성티앤씨가 인도 에스테르 인더스트리(Ester Industries)와 폴리에스터 섬유 페트칩(원료)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 루프 인더스트리(Loop Industries)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루프·에스테르 합작 공장으로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품 생산부터 원료 수급까지 현지화하며 인도 시장에서 우위를 굳건히 하려는 모양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테르 인더스트리는 효성티앤씨의 원사 샘플을 원하고 있다. 에스테르 인더스트리는 효성티엔씨와의 협력을 위해 폴리에스터 섬유 원료을 공급해 샘플 테스트를 하길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사실상 일방적 '구애'인 셈이다. 추후 섬유 원료는 에스테르 인더스트리와 루프 인더스트리의 합작사인 '에스테르 루프 인피니트 테크놀로지(Ester Loop Infinite Technologies Pvt. Ltd.)'에서 공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스테르 루프 인피니트 테크놀로지는 에스테르 인더스트리와 루프 인더스트리가 절반씩 지분을 보유하며, 인도 구자라트에 합작공장을 갖췄다. 에스테르 인더스트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공장 운영을 앞두고 정식 보도자료를 통해 고객사 확보 노력을 홍보했다. 이탈리아 플라스틱 회사 타로 플라스트(Taro Plast)에 인도 공장에서 생산한 디메틸 테레프탈레이트(DMT)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특히 효성티앤씨와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효성티앤씨는 루프 인더스트리와 인연이 있다. 루프 인더스트리와 협력해 구미 공장에서 '리젠 T2T' 섬유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T2T는 주로 폐 폐트병을 활용했던 기존 재활용 방식과 달리 버려진 의류를 쓴다. 의류를 재활용해 페트칩을 만들고 이를 다시 섬유로 가공하는 시스템이다. 에스테르 인더스트리 측은 "루프의 테레본 공장에서 생산한 원료를 활용해 이러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며 "구자라트 공장이 가동되면 파트너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효성티앤씨로서도 제안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효성티엔씨는 인도에서 폴리에스터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2018년 인도 스판덱스 법인을 설립한 후 이듬해 연간 1만9000톤(t) 규모의 공장을 가동했다. 작년부터 기저귀용 스판덱스 생산을 위한 증설을 추진하며 인도 법인을 키우고 있다.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인도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침투했다. 효성 스판덱스는 히잡과 수영복, 레깅스 등에서 다양하게 쓰이며 인도에서 약 60%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