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아마존웹서비스(AWS) 에너지 전략 담당자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 제조시설을 찾아 엑스에너지(X-energy)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제품을 직접 확인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협력 파트너로서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입증, 아마존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 참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AWS에 따르면 패트릭 레너드 에너지 전략 책임자를 포함한 AWS 관계자들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경남 창원 공장을 방문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핵심 기자재를 납품하는 엑스에너지의 차세대 SMR 'Xe-100' 시제품을 확인하고, 두산이 보유한 풍력·증기·가스터빈 등 원전 기자재 제조 역량을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달 워싱턴D.C.에서 체결된 두산에너빌리티·AWS·엑스에너지·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간 전략적 협력(MOU)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단순 실사를 넘어 MOU가 실무적·기술적 검증 단계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4개사는 MOU를 통해 SMR의 설계·건설·운영과 공급망 구축·투자·시장 확대 전반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AWS가 약 7억 달러를 투자해 추진하는 5GW 규모 SMR 상용화에 협력키로 했다. AWS는 엑스에너지 80MW급 SMR 64기를 활용해 2039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 활용할 계획이다.
레너드 책임자는 "첨단 원자력 에너지 전반에 걸친 두산에너빌리티의 역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인상깊었다"며 "두산에너빌리티가 Xe-100 SMR을 어떻게 대규모로 확산시킬 계획인지도 직접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23년 엑스에너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핵심 기자재 공급사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 지원을 받아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으며, 소형원자로 종류 중 하나인 고온가스로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AWS가 앞으로 엑스에너지 SMR로부터 전기를 구매할 예정"이라며 "그에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제작 역량과 케파를 점검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지원 회장을 비롯한 두산그룹 경영진은 최근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를 방문해 인공지능(AI) 적용 사례와 제조·물류 현장에의 접목 방안을 검토했다. AWS의 창원 공장 실사와 두산 경영진의 미국 본사 방문은 원전과 AI 수요를 매개로 한 양사 협력 기조가 양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