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예지 기자] 대한항공이 미래 하늘길 구축을 위한 만반의 준비에 들어간다. 스웨덴 항공 데이터 스타트업 '윙비츠(Wingbits)'와 손잡고 차세대 항공교통관리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양사는 차세대항공모빌리티(AAM) 시대를 대비해 실시간 비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산형 감시 체계의 가능성을 공동 연구하고, 공역 통합 운용 기술의 고도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24일 독일 IT 전문 매체 IT BOLTWISE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윙비츠의 블록체인 기반 자동 의존 감시 방송(ADS-B) 데이터 보안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위치 정보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시험에 돌입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대한항공은 자체 개발 중인 공역 통합 운영 플랫폼 'ACROSS(Air Control and Routing Orchestrated Skyway System)'에 윙비츠의 실시간 ADS-B 데이터를 연동한다. ACROSS는 드론,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등 저고도 항공기의 효율적인 공역 운영과 충돌 방지를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ACROSS는 eVTOL과 같은 차세대 항공 플랫폼의 교통관리·위치·추적·경로 모니터링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향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서비스 확장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윙비츠는 블록체인 기술과 자체 개발한 암호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항공 감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제공하는 참여자에게 토큰으로 보상하는 세계 최초의 인센티브 기반 항공기 추적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현재 전 세계 4500개 이상의 수신 스테이션을 통해 약 80%의 하늘을 커버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15만 건의 비행을 실시간 추적하고 있다.
로빈 윙고드(Robin Wingårdh) 윙비츠 공동 창업자 겸 CEO는 "올바른 인센티브 설계가 미래 항공 인프라 구축의 핵심"이라며 "이번 협력은 블록체인 기반 항공 감시 기술이 민간 항공 시장의 주류로 진입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역시 이번 파트너십을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 전환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보고 있다. 연구개발(R&D) 부서를 중심으로 △드론 △자율비행 eVTOL 택시 등 차세대 항공기 운용 시나리오를 실증하고, 공역 혼잡 해소, 감시 사각지대 제거 등 미래 운용 환경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다.
윙비츠의 데이터 커버리지는 인천FIR(Flight Information Region)을 넘어 북미, 유럽 일부 지역까지 포함하고 있어, 대한항공의 AAM 연구에도 직접적인 기여가 예상된다.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항공교통 혼잡도 △충돌 위험 지역 파악 △감시 사각지대 해소는 물론, eVTOL 전용 항로 설계 등 맞춤형 운항 전략 수립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2023 현대자동차그룹의 AAM 전문 법인 '슈퍼널(Supernal)'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슈퍼널은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S-A2'를 공개하는 등 기술 개발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기존 항공사의 운항 및 노하우를 제공하며 슈퍼널의 AAM 기체가 안전하게 상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