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금 가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 달러 약세, 국채 수익률 하락 등이 맞물리며 금의 안전자산 매력이 부각된 결과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약 3700달러(약 510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 기록을 약 9달러(약 1만2500원) 웃도는 수준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선물도 약 1% 상승한 온스당 약 3700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금값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각국 중앙은행의 매수세에 힘입어 40% 가까이 올랐다. 지난 4월 3500달러(약 490만원) 선을 돌파한 후 잠시 조정을 거쳤지만 최근 다시 상승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집중돼 있다. 최근 미국 고용 지표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착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귀금속 컨설팅사 재너 메탈즈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며 "이로 인해 국채 수익률도 수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금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매력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내 최소 한 차례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FOMC는 금리 결정뿐만 아니라 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 속에서 열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확실성 자체가 금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본다.
골드만삭스는 "정치적 간섭이 현실화될 경우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약 690만원)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위스 UBS 등 글로벌 은행들도 인플레이션 조정 기준으로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금의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며 강세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