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수주한 폴란드 최초 원전 사업이 예비 공사에 들어간다. 예비 공사 마무리 까지는 몇 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
폴란드원전공사(PEJ)는 2일(현지시간) "포메라니아 주정부로부터 루비아토보-코팔리노 지역에 건설 예정인 원전 사업에 대한 예비 공사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예비 공사에는 △토지 측량 △임시 기술 시설 및 건설 현장 준비 △임시 울타리 설치 △지형 평탄화 △나무 벌목 등이 포함된다. 첫 작업은 향후 몇 달 안에 시작되며 내년 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폴란드원전공사는 예비 공사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 구획을 설정한다. 동시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적과 유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잔여 폭발물을 탐색하기 위한 안전 점검도 병행한다.
앞서 폴란드원전공사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사업 부지에 대한 광범위한 환경 조사를 수행해왔다. 폴란드 환경보호청이 부여한 환경 허가 조건에 따라 보호 대상 식물과 동물 종을 식별하고 이주시키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번 사업은 루비아토보-코팔리노 지역 300헥타르 부지에 원전을 짓는 것이 골자로, 총 사업비는 약 490억 달러(약 68조원)로 추정된다. 웨스팅하우스가 지난 2022년 1단계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AP1000 원자로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듬해 9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 EPC 종합건설사 미국 베첼(Bechtel)과 엔지니어링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첫 번째 원자로의 상업 가동 시점은 2033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캐나다 수출개발공사(EDC)가 웨스팅하우스와 14억5000만 달러(약 2조770억원) 규모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기도 했다.<본보 2024년 12월 11일 참고 캐나다 EDC, '웨스팅하우스 수주' 폴란드 원전 자금 지원>
한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도 이번 사업 수주전에 참여한 바 있지만 웨스팅하우스의 특허권 분쟁과 미국 정부의 강한 압력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최근에는 아예 폴란드 원전 시장 철수를 공식 선언했다. 그 배경에 웨스팅하우스에 먼저 유럽 시장 진출권을 주기로 한 합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1월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 타결 후 이같은 합의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