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망망대해에서 전기 만든다" 국내 최대 해상풍력 발전 현장, 영광 앞바다 가보니

출렁이는 바다 건너 확인한 364.8MW 초대형 프로젝트

 

[더구루=김나윤 기자] 지난 14일 오전 7시 30분, 서울역에서 KTX로 출발한 9개 신문과 방송 등 취재진은 광주송정역에 10시 쯤 도착했다. 여기서 전라남도 신안군 하우리항까지 버스로 1시간 30분, 또 배로 35km, 1시간 30분을 더 가야 낙월도 해상풍력단지에 닿는다. 평소라면 잔잔한 바다길이지만 전날 내린 비 탓에 파도가 거세 배가 크게 요동쳤다. 많은 취재진이 멀미를 겪었다.

 

 

험난한 여정을 지나 도착한 망망대해의 풍력발전단지는 장관이었다. 수평선 위로 수십 미터 높이의 거대한 철 구조물이 줄지어 서 있었고, 바다 위로 반짝이는 윤슬이 그 사이를 채웠다. 현장에 함께 간 시행사 낙월블루하트 김욱진 전무는 "풍력발전기는 단순한 설비가 아니라, 한국이 탈탄소 시대를 나아가는 상징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총 364.8MW 규모로 해상풍력발전단지 중 국내 최대 규모다. 서울시가 지난해 쓴 전력량 5만352GWh의 약 6.35%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사업비는 약 2조3000억 원. 완공 후 15년간 전력 판매를 통해 투자비를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공정률은 절반 이상(56%)을 지났다. 해저 15m 아래까지 박아 넣는 기초 구조물(모노파일) 64기 가운데 24기가 자리를 잡았다. 풍력터빈 중에서는 8기가 조립을 마쳤다. 시공사인 삼해이앤씨의 최민석 상무는 "바다는, 육지보다 바람이 20~30% 빠르고 일정해 발전 효율이 높다"며 "해상풍력이 국내 탈탄소 정책을 이끄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상풍력의 핵심은 기초공사다. 모노파일이라 불리는 직경 6-8m, 길이 수십 미터의 강철 기둥을 해저 15m 아래까지 박아 넣는다. 이번 공사에서는 100% 국내 제작 모노파일이 투입되며 크레인선 '한산1호'가 위치를 정확히 잡는다. 한산1호에는 약 100명이 상주하하는데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3월부터 11월까지만 작업이 가능하다.

 

이날 거센 바람 탓에 취재진은 결국 한산1호에 승선하지 못했다. 그러나 바다 위로 반짝이는 윤슬과 거대한 철 기둥들은, 한국 해상풍력 산업의 찬란한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었다.

 

 

바다 위 풍력발전기를 두고 사업 초기 어민들의 반대 여론도 거셌다. 끈질긴 설득 끝에 발전단지 서쪽의 안마도, 남쪽의 송이도 주민들과 2020년 어업 피해보상 약정서를 마련됐다. 일부 주민은 2억 원 안팎의 보상을 받기도 했다. 풍력단지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송이도 변전소를 거쳐 육지로 옮겨진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풍력발전 단지 건설에 필수적인 해상풍력 지원 선박(CTV 등)의 정박시설과 배후항만 확충이 필요하다. 또 원활한 자금 흐름을 위해 금융권의 자금 지원도 더 필요하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목소리다. 

 

시행사 낙월블루하트는 해상풍력 전문기업으로 최대주주는 명운산업개발(72%)이다. 특이하게도 태국의 에너지 기업 B.Grimm Power(28%)가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외국에서도 이번 낙월풍력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라는 게 관계자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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