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국가경쟁위, 에크로스 인수 승인 조건 "유니드와 독점 계약 해지"

에세코-에크로스 합병시 스페인 칼륨제품 시장 독점 우려 반영
유니드 "다른 유통 채널 통해 판매 가능…영업 전반 영향 제한적”

 

[더구루=정예린 기자] OCI그룹 계열 화학기업 유니드가 유럽 주요 수출국 중 하나인 스페인 시장에서 핵심 공급 계약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 스페인 당국이 유니드 제품을 수입해 온 현지 업체 인수 조건으로 해당 계약 해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유니드의 글로벌 공급 전략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스페인 국가시장경쟁위원회(CNMC)에 따르면 CNMC는 이탈리아 무기화학 전문 기업 '에세코(Esseco)'가 스페인 종합화학 회사 '에크로스(Ercros)'를 인수하는 안건을 2단계 심사 끝에 승인했다. 다만 수산화칼륨(KOH·고체·액체)과 탄산칼륨(K₂CO₃) 시장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 유니드와의 독점 계약 해지 및 향후 동일 제품에 대한 수입 제한 등을 인수 조건으로 명시했다.

 

유니드는 국내외에서 수산화칼륨과 탄산칼륨을 생산·수출하는 무기화학 전문 기업이다. 에크로스를 통해 안정적인 유럽 수요처를 확보해 왔다. 하지만 이번 인수 조건에 따라 기존 공급 계약이 강제로 종료되고, 합병 회사인 에세코와의 동일 제품에 대한 신규 계약도 향후 5년간 이베리아 반도(스페인·포르투갈) 지역에서 금지된다.

 

유럽 내 주요 거래선을 잃게 된 유니드는 연간 수출 물량과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다만 스페인·포르투갈 시장에서 에크로스 외 다른 유통 채널이나 경쟁자를 통한 제품 판매가 가능해 수출에 일부 영향은 있으나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유니드측 설명이다. 

 

유니드 관계자는 "CNMC의 조건으로 인해 기존 에크로스와의 독점 계약만 해지될 뿐 스페인 내 다른 유통 채널과의 거래에는 영향이 없어 비즈니스 전반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스페인 시장 내 영업에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에세코는 작년 6월 에크로스를 상대로 비공식 공개매수(OPA)를 제안하며 인수를 추진해왔다. 에세코와 에크로스는 스페인 내 수산화칼륨 및 탄산칼륨 시장에서 각각 최대 점유율을 보유한 주요 사업자로,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가장 근접한 경쟁자 관계로 분류돼 왔다.

 

CNMC는 두 회사의 결합이 스페인 칼륨계 무기화학 제품 시장을 사실상 에세코 중심으로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에세코는 이탈리아 내 대형 생산설비를 보유한 수직계열화 업체이며, 에크로스는 유니드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주요 제품을 조달해왔다. 유니드와 에크로스 간 계약이 인수 후에도 유지된다면, 에세코는 자사 제품과 유니드 제품 양쪽을 독점적으로 운용하며 경쟁사 진입을 차단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CNMC는 결정문에서 “모든 시장에서 물량 기준 80% 이상, 금액 기준 70% 이상의 수평 중첩이 발생한다”며 “합병 후 기업은 주요 경쟁사들과 매우 큰 격차를 보이게 된다”고 밝혔다.

 

CNMC는 유니드와의 계약 해지 외 에세코가 스페인 내 유통업체들과 배타적 계약을 체결하거나 독점적 조건을 요구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이 조치는 향후 유니드를 포함한 경쟁자들이 새로운 공급 경로를 통해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지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해당 제한 역시 5년간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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