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 포스코 광양제철소 '스팟' 활약상 공개…투입 범위 확대 예고 [영상+]

포스코, 스팟 활용해 고위험 작업 실시…근로자 안전 확보
보스턴다이내믹스·포스코 ‘로봇 공장’ 시동…제조업 혁신 본격화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차그룹 자회사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포스코 스마트팩토리 전환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광양제철소의 고온·고위험 설비에 투입돼 현장 점검을 수행, 고로(용광로) 등 위험 공정의 정비 작업을 대신해 현장 자동화와 무인 운영을 앞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남 광양제철소의 대형 고로 외부 점검에 스팟과 자사 로봇 관제 소프트웨어 '오르빗(Orbit)'을 운영 중이다. 이 과정을 담은 약 5분 분량의 영상은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현재 포스코는 스팟 2대를 운영 중이며, 하루 두 차례(오전·오후) 자율주행 미션을 수행하도록 설정돼 있다. 각 미션은 사이트별로 3~4개로 나뉘며, 한 번의 자율 점검에는 약 40개 이상의 액션이 포함된다.

 

기존에는 하루 한 차례 수동 점검에 그쳤지만, 스팟 투입 이후 두 차례 점검이 가능해졌고 향후 하루 4회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스팟은 열화상 카메라로 고온 부위 이상 여부, 냉각수 누출, 이물질 유입, 외부 손상 등은 물론 비정상 소음과 진동, 진공 상태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

 

스팟이 수집한 데이터는 현장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오르빗으로 전송된다. 담당자는 이를 원격 예약해 자동 스케줄링하고, 대시보드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오르빗은 점검 이력과 센서 데이터를 누적 분석해 설비 상태 변화를 추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포스코는 이를 자체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연동해 데이터 기반 예방 정비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스팟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포스코는 자율주행 경로를 사전에 설계하고 무선망 인프라를 구축했다. 스팟 충전·보관을 위해 사내에서 일명 '개집'으로 불리는 전용 도킹룸도 마련했다. 현재는 고로 외부 점검에 집중돼 있으나, 향후 정기점검이 필요한 설비나 위험작업 구간으로도 로봇 투입 범위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철소는 좁은 통로, 계단, 고르지 않은 바닥 등 로봇 운용에 비우호적인 환경이지만, 스팟은 고난도 지형에서도 자율적으로 이동하며 정밀 점검을 수행할 수 있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팟의 자율성과 현장 적응력은 포스코가 도입을 결정하게 된 핵심 배경이 됐다.

 

김기환 포스코홀딩스 AI로봇융합연구소 지능제조로봇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2020년부터 고로설비 무인 점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스팟의 활용성을 테스트해 현장 도입으로 이어졌다"며 "직원들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 과제였는데 스팟 도입을 통해 작업자 위험 노출을 최소화하고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2021년 R&D 목적으로 스팟을 도입한 뒤 사용성을 검증하고, 2023년부터 광양제철소 고로 외부 점검 업무에 실전 배치했다. 내부 온도가 1200도를 넘는 고로는 철강 생산의 시작점이자 핵심 공정으로, 안정적인 가동 여부가 전체 생산성과 직결된다. 고로 주변은 고온, 가스, 분진 등으로 인해 작업자 안전에 상시 위협이 존재하던 구간으로, 스팟 도입 전까지는 사람이 열화상 장비와 레이저 온도계를 들고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김용수 포스코홀딩스 AI로봇융합연구소장은 "포스코그룹은 2016년부터 스마트팩토리를 본격 추진하며 제조 공정 중심의 자동화·인공지능(AI) 모델을 구축해왔다"며 "2019년에는 철강업계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공장'에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AI 로봇 기술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제조 피지컬 AI를 확보해 로봇과 설비가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제어할 수 있는 자율제조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사람과 기계가 협력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제조 혁신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