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가 인수한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전문기업 'ZKW'가 자동차 전장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새롭게 영입했다.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글로벌 전장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차 조명 기술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23일 ZKW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크리스티안 암젤(Christian Amsel) 박사를 신임 CTO로 공식 선임했다. 암젤 CTO는 20년 이상 조명, 전자, 자율주행, 전동화 등 자동차 전장 전반을 아우른 '전장부품 구루'로 평가받는다.
완성차의 자율주행과 전동화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용 조명의 역할은 단순한 시인성 확보를 넘어 디자인·센싱·통신 기능까지 확장되고 있다. 암젤 CTO의 기술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이 ZKW의 미래 전략 구상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암젤 CTO는 조명, 차량 센서,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등 미래차 핵심 분야에서 약 22년 동안 경험을 쌓아온 기술 리더다. 그는 독일 아헨공과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자동차공학연구소(IKA)에서 연구원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2003년 독일 부품사 헬라(Hella)에 입사해 조명 전자기술과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개발을 이끌었고, 이후 전자사업부 경영진으로 승진해 정지-출발 시스템, 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 확산을 주도했다. 한국·독일 합작사 설립에도 관여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혔다. 이후 네덜란드 이날파 루프 시스템과 노르웨이 콩스버그 오토모티브에서 잇따라 CTO를 맡아 기술 전략 재편과 미래차 대응 체계 구축을 이끌었다.
ZKW는 암젤 CTO 영입을 계기로 기술·조직 쇄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슬로바키아 크루쇼브체(Krusovce) 공장에서 전체 인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3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예고하며 조직 효율화에 나선 바 있다.
암젤 CTO는 "미래 지향적 조명, 전자,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을 주도하고 LG그룹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원용 ZKW 최고경영자(CEO)는 "크리스티안 암셀 박사님을 이 중요한 직책에 영입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그의 검증된 리더십과 기술적 전문성은 ZKW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새로운 역할에서 모든 성공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ZKW는 LG전자가 2018년 약 1조4000억 원에 인수한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차량용 조명 전문기업이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헤드램프를 공급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인수 이후 멕시코·슬로바키아 공장 확장 등 글로벌 생산망을 재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