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중국 7대 군사대학인 '베이징 항공항천대학'이 고성능 컴퓨팅 칩을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신개념 연산 방식을 적용해 낮은 전력으로 복잡한 계산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칩을 구현했다. 미국의 제재에 맞서 첨단 칩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중국의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5일 광명일보(光明日报)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리훙거 항공항천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하이브리드 확률 컴퓨팅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했다.
오픈소스 아키텍처인 'RISC-V'를 기반으로 하는 새 칩은 우수한 내구성과 에너지 효율성을 갖췄다. 비법은 연산 방식에 있다. 0과 1로 정보를 처리하는 기존 컴퓨터의 연산 방식에서 벗어나 연구팀은 이진수(0과 1)와 확률을 더한 HSN(Hybrid Stochastic Number)을 제안했다. 가령 특정 신호가 총 10회 중 7회 나타나면 0.7로 표시하는 식이다.
연구팀은 HSN을 활용해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했다. 이번에 개발된 칩은 오류가 잘 나지 않고 잡음을 비롯해 악조건에서도 연산이 가능하다. 터치스크린 기기와 항공기 제어시스템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향후 음성·이미지 처리와 고급 연산 등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군사대학에서 개발한 만큼 군사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
미국의 제재로 첨단 반도체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중국은 기술 독립에 사활을 걸었다. 화웨이는 올해 인공지능(AI) 가속기용 반도체인 '어센드910C'을 선보이고 본격 생산에 나섰으며, 샤오미는 중국 본토 최초로 3나노 기반의 모바일용 SoC '쉬안제O1(玄戒 O1)' 개발에 성공했다. 작년 말에는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고사양 D램인 DDR5 양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