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인도네시아 섬유회사가 은행들로부터 불법 대출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현지에 있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수백억 원대 대출을 해줬는데 수사 확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니의 압둘 코하르 특수범죄부 검사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완 세티아완 루크민토 전 스리텍스 사장을 부패 혐의로 체포했으며, 현재 용의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스리텍스는 인니 최대 섬유업체로 지난 3월 파산했다.
루크민토 전 사장은 3조6000억 루피아(약 3050억원)에 달하는 대출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대출을 받아 운영 자금이 아닌 부채 상환과 비생산적 자산 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대상에는 PT BJB 은행(반텐 지역 개발은행)과 PT DKI 자카르타 은행 등 대출을 해준 현지 은행 관계자 2명도 포함됐다. 현지 검찰 수사 결과, 대출 당시 스리텍스의 신용등급은 BB-로 채무불이행 위험이 큰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담보 없이 대출을 승인해 은행법과 내부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압둘 검사장은 "대출 절차에서 적절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고, 은행 내부 절차도 무시됐다"며 "추가로 신디케이트(공동 대출)에 참여한 외국계 은행과 지역 은행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섬유업체를 상대로 현지 하나은행·우리은행과 싱가포르 우리은행이 대출을 해줬다. 이들 은행은 각각 △2153만 달러(약 297억원) △1987만 달러(약 274억원) △497만 달러(약 68억원) 등 총 640억원을 스리텍스에 빌려줬다. 스리텍스가 이미 파산한 만큼 대출금은 회수 불능으로 모두 손실처리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지 확인 결과 하나은행은 수사 대상이 아닌 걸로 파악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