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또 한 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올해에만 4번째 중대 사고가 발생하며 작업 현장 안전 관리 실태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보안관실은 20일(현지시간) 오전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HL-GA' 생산시설 건설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미국인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연방 산업안전보건청(OSHA)과 보안관실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보안관실이 실시한 예비 조사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서는 트럭에서 화물을 내리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지게차에 실려 있던 짐이 고정되지 않은 채 떨어지면서 인근에 있던 사망자를 덮친 것으로 확인됐다. 범죄 혐의나 외부 개입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HL-GA은 성명을 통해 “이번 비극적인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유관 당국과 함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HL-GA의 공장 건설 현장에서 4건의 중대 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3월 초에는 배관 폭발로 중상자가 발생했고, 3월 중순에는 포크리프트 사고로 한 작업자가 사망했다. 지난 2023년 4월에는 60피트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도 있었다.
브라이언 카운티 응급의료서비스(EMS) 기록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최소 53건의 응급 의료 서비스 요청이 접수됐으며, 이 중 14건은 외상성 부상으로 분류됐다. OSHA는 현재까지 15건 이상의 조사를 진행, 일부 하청업체에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격히 대응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3년 합작법인을 설립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연간 30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셀 공장 건설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5조7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합작법인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당초 올해 공장 가동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연기돼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