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중공업이 미국 게이트에너지(GATE Energy)와 해양플랜트 사업 협력을 강화한다. 원유·가스 생산설비의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턴키 솔루션을 제공해 수주 기회를 모색한다. 활기를 되찾은 해양플랜트 시장을 공략해 고수익 사업의 수주를 확대한다.
게이트에너지는 20일(현지시간) HD현대중공업과 해양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에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원유·가스 생산설비의 설계와 구매, 제작, 설치, 시운전을 포괄하는 EPCI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 EPC(설계·조달·시공)와 시운전 분야에서 각 사 강점을 살리고 프로젝트별 니즈에 따라 역할을 배분한다. 공동 입찰 참여, 기술·정보 교류, 고객 맞춤형 실행 모델 개발 등에 협업한다.
HD현대중공업은 선체와 원유 처리 시설인 탑사이드 EPC, 게이트에너지는 시운전에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상호보완적인 협력이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18년 미국 머피로부터 수주한 킹스키(King's Quay)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제작을 위해 게이트에너지와 협업한 경험이 있다. 하부설비(Hull)와 원유 처리 시설인 탑사이드(Topside), 거주구 등을 조립·설치하고 게이트에너지로부터 시운전 지원을 받았다. 이어 2021년 미국 BOE로부터 따낸 셰넌도어 FPS 사업도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러한 협력 경험을 살려 고품질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고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
해양플랜트는 2010년대 조선업 불황의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고 있어서다. 원유·가스 생산을 확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으로 발주가 늘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다양한 형태의 고정·부유식 생산 설비를 완공해 80곳이 넘는 글로벌 고객사에 인도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약 4%에 해당하는 1590억원 상당 매출을 올렸다.
박정호 HD현대중공업 PM1 담당 상무는 "게이트에너지와 예측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해양 에너지 분야의 발전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마크 마이어 게이트에너지 커미셔닝 부문장은 "향후 공동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해양 분야 전반에서 고객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