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SK이노베이션 E&S와 호주 산토스가 바로사 가스전에서 시추를 중단했다. 호주 규제 기관으로부터 안전 밸브 관련 점검 요청을 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곧 시추를 다시 시작하고 하반기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19일 호주 해안석유환경청(NOPSEMA)에 따르면 이 규제 기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BOP(BlowOut Preventer)'의 성능 저하로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며 바로사 가스전 시추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BOP는 유정에서 원유나 가스가 폭발적으로 분출하지 못하도록 막는 밸브다. NOPSEMA는 영국 발리어스(Valaris)가 제조한 BOP를 문제 삼았다. 앞서 실시한 압력 테스트에서 BOP의 부품 중 하나로 잠금 기능을 하는 로어 파이프 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고압에서 유정을 완전히 밀봉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상 작동하는 파이프 램 수도 1세트로 기준(2세트)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비상 상황에서 BOP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중대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발리어스가 BOP 관련 경고를 이미 받았으나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산토스는 지난 3월 점검 과정에서도 BOP의 문제를 발견한 바 있다. 내외부 전문가들의 검토 결과 다른 밸브를 통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NOPSEMA에도 통보했다. 이후 시추 작업을 지속했는데, 이달 들어 시추를 멈추고 BOP 점검을 시행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산토스는 시추를 중단하고 BOP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주 내로 마쳐 시추를 재개할 예정이다. BOP가 수많은 밸브 중 하나인 만큼 실제 바로사 가스전 운영에는 큰 지장이 없으며, 향후 가스 생산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바로사 가스전은 SK이노베이션 E&S와 산토스가 공동 개발 중인 해상 가스전이다. 양사는 호주 북부 티모르해 바로사 가스전에서 최대 8개 가스전을 시추하고, 생산 가스를 호주 다윈에 있는 액화 플랜트로 보내 LNG를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환경허가를 모두 마치고 올해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