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베트남 자동차 산업이 단순 조립과 내수 판매를 넘어, 기술 중심의 제조와 수출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현대자동차와의 전략적 합작을 통해 완성차 수출 시대를 연 탄콩그룹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베트남 온라인 매체 리타임(Reatimes)에 따르면 담 황 푹(Đàm Hoàng Phúc) 하노이 공과대학교(HUST) 기계공학부 교수 겸 자동차공학 교육과정 책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탄콩그룹은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드문 사례"라며 "베트남 자동차 산업의 전환점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베트남 기업들이 그동안 국내 조립에만 머물렀던 이유는 기술 이전과 품질 관리, 공급망 구축의 어려움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탄콩그룹은 초기부터 단순 조립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차와의 전략적 합작을 통해 기술 내재화와 현지 인력 역량 강화에 집중해 왔다”며 자립 기반을 적극적으로 구축한 것을 높게 평가했다.
탄콩그룹은 2009년 현대차의 베트남 내 독점 유통권을 확보하며 현대차와 인연을 맺었다. 2011년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CKD)으로 현대차 자동차 생산을 시작했다. 2017년 생산합작법인 '현대탄콩(HTMV)'을 설립한데 이어 2019년 현대차와 판매합작법인(HTCV)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2년 9월에는 HTMV 2공장을 준공했다. 두 공장은 모두 현대차의 글로벌 품질 기준에 맞춰 설계됐으며 한국에서 파견된 기술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교육, 공정, 품질 전반에 걸친 시스템을 갖췄다.
작년 10월에는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한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태국 시장에 수출하는 성과도 냈다. 이는 지난 2023년 9월부터 베트남에서 생산된 모델로,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 특혜 관세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탄콩그룹은 수출 차종을 다변화하고 미얀마,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담 교수는 “베트남 자동차 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기반 생산과 수출 경험이 축적돼야 하는데 탄콩그룹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뤄가고 있다"며 "단순히 차량을 조립해 국내에 판매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술과 품질 면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어 "동남아 자동차 생산의 중심이자 기술 수준이 높은 태국 시장에서 판매 승인을 받고 수출을 개시했다는 건 '메이드 인 베트남' 차량이 신뢰를 받았다는 뜻으로, 이는 산업 전체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탄콩그룹의 행보가 베트남산 자동차의 국제적 신뢰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