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혼다가 캐나다와 멕시코 생산분에 대한 미국 이전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혼다의 이 같은 결정은 기아 멕시코 공장의 향후 행보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캐나다 공장은 당분간 최대 가동률로 운영, 현재 생산 이전 관련 어떤 고려도 없다"며 “다만 향후 비상 상황에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해 필요시 제한적으로 생산 조정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분기 현지 판매가 9%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트럼프 관세) 효과적으로 대응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혼다는 멕시코 공장 관련 “멕시코 내 생산에 영향을 미칠 어떤 결정과 검토 역시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혼다의 이 같은 발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산 자동차·부품에 대해 25% 관세 상황에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혼다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 입장에서 미국은 핵심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혼다 미국 판매 비중은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혼다의 이 같은 결정은 기아 멕시코 공장의 향후 행보를 엿 볼수 있는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공장에서 포르테(국내명 K3)와 스포티지 등 주요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27만여대 차량 가운데 62% 상당이 미국으로 수출된 바 있다.
다만 기아는 이와 관련해서 신중한 입장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3일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생산이나 수출 계획) 변화는 없다. 저희가 갖고 있는 국내와 공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의 생산 거점 전략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입장에선 치밀한 대응 전략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