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칠레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민관 협력 리튬 프로젝트가 조만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최종 파트너사로 선정돼 현지 원재료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칠레광물공사(ENAMI)에 따르면 이반 믈리나르츠 ENAMI 수석 부사장은 "오는 5월 아타카마 지역 내 살라레스 알토안디노스(Salares Altoandinos) 리튬 염호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민간 기업 파트너사를 선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협상에 참여 중인 기업들은 정보제안서(RFI)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ENAMI는 현재 4개 글로벌 기업과 공동 개발 파트너 협상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홀딩스 △비야디(BYD) △에라메(Eramet) △리오틴토(Rio Tinto)가 개발사로서 협상 대상에 올라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NGR은 재정적 투자자로 참여 의사를 밝혀 자금 조달 측면에서 협력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살라레스 알토안디노스 프로젝트는 칠레 정부가 지난 2023년 발표한 '국가 리튬 전략(Estrategía Nacional del Litio)'이 실제 구현되는 첫 사례다. 칠레는 리튬을 양도 불가능한 전략광물로 지정하고 민간 진출·개발에 제한을 두고 있다. 리튬을 추출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ENAMI 등 국영 기업이나 국가 기관이 직접 개발하거나, 민간 기업이 이들과 파트너십 맺고 행정 허가 혹은 리튬생산특별계약(CEOL)을 확보해야 한다.
ENAMI는 공동 개발사를 확정한 후 파일럿 플랜트 건설과 상업생산 로드맵 수립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칠레 감사원에 CEOL 계약안을 제출한 뒤 원주민과의 협의 과정을 거쳐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는 등 전반적인 진행 절차가 순항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홀딩스는 ENAMI의 요청으로 살라레스 알토안디노스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 ENAMI는 작년 글로벌 기업들의 다양한 배경을 검토한 뒤 조건을 충족하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6개사에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안했다. <본보 2024년 8월 30일 참고 [단독] LG엔솔·포스코, 칠레 정부 주도 '대형 리튬 프로젝트' 파트너 선정>
ENAMI는 칠레 최대 광업 행사인 '세스코 위크(Cesco Week) 2025'에서 살라레스 알토안디노스 프로젝트의 탐사 결과와 리튬 자원 추정치를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에 포함된 라 이슬라(La Isla)와 아길라르(Aguilar) 염호의 리튬 매장량은 각각 213만 톤(t), 92만t으로 확인됐다. 이는 초기 추정치 대비 라 이슬라는 150%, 아길라르는 40% 증가한 수치다. 총 자원량은 305만t에 이르며, 이는 프로젝트가 위치한 아타카마 지역 외 기존 리튬 자원에 더해 칠레 전체 리튬 자원을 약 28%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믈리나르츠 수석 부사장은 "이번 탐사 결과는 단순한 잠재 가능성에서 벗어나 제3자에 의해 인증되고 검토된 자원으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살라레스 알토안디노스 프로젝트가 세계적 규모의 사업임을 입증한 성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