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찬드라바부 나이두(Chandrababu Naidu)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와 회동했다. 석유화학부터 반도체 소재까지 투자를 폭넓게 살폈다. 인도 첫 사업장 설립으로 인연을 맺은 안드라프라데시주와 30년 우정을 이어간다.
22일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와 텔랑가나 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나이두 총리와 만났다. 인도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투자를 논의했다. 비사카파트남 또는 뮬라페타 지역에 석유화학, 티루파티에 반도체 소재 투자 요청도 받았다.
LG화학은 인도 진출 초기부터 안드라프라데시주와 협력해왔다. 1996년 12월 인도 최대 폴리스티렌 수지 제조업체 '힌두스탄 폴리머'를 인수하며 현지 첫 사업장을 안드라프라데시주에 뒀다. 이듬해 'LG폴리머스인디아'로 사명을 바꾸고 화학제품을 생산해왔다. 2020년 5월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며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후 LG화학은 현지 주민을 위한 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생활 지원금을 지급하며 적극 지원했다.
LG화학은 LG폴리머스인디아에서 약 780㎞ 떨어진 스리시티에 고부가합성수지(ABS) 컴파운드 공장도 지었다. 지난해 연간 5만 톤(t) 규모로 준공해 양산에 돌입했으며 증설 투자를 검토 중이다. 신 부회장은 작년 7월에도 나이두 총리와 만나 현지 지원과 사업 협력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업황의 둔화로 설비투자 규모를 4조원 대에서 2조원 대로 축소했다.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안드라프라데시주와 협력을 공고히 하며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는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구 대국이다. 연간 7% 안팎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모든 산업의 기초 소재가 되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인도는 2035년까지 화학 부문에서 투자액 2840억 달러(약 407조원)를 유치한다는 목표다. 독일 바스프와 미국 다우케미칼, 일본 미츠이화학 등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공장 설립을 이끌어냈다.
반도체 산업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 인도는 10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 보조금을 마련했다. 막강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 TSMC부터 미국 마이크론, 네덜란드 차량용 반도체 회사 NXP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