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2세 경영인 윤근창 휠라코리아 대표가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앞서 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K패션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국 영토 확장은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차별화된 바잉파워를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휠라의 이 같은 행보를 부진한 영업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으로 내다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휠라는 중국 상하이 최대 번화가 신천지에 지상 2층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휠라 F-박스 킹스홀'(FILA F-BOX King's Hall)을 열었다. 휠라 브랜드 콘셉트 '메이크 퍼포먼스 뷰티풀'(Make Performance Beautiful)을 적용해 스포츠와 예술을 결합한 신개념 공간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조성했다.
지난 2월 중국 법인 미스토 브랜드 매니지먼트(Misto Brand Management)를 세우고 사업 역량을 제고한 데 이어 소비자 접점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중국 시장 공략은 윤 대표가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실적을 반등시키기 위한 윤 대표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스토 브랜드 매니지먼트는 휠라 이외의 신규 브랜드 발굴 등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0여 년 전 휠라 USA 재직 당시 중국 글로벌 소싱센터에 자원해 3년간 근무했을 정도로 그는 현장을 챙기는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대만 출신 유명 아티스트 제임스 진(James Jena)과의 협력도 윤 대표가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제임스 진 콜라보 구스다운 재킷 콜렉션을 선보였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를 재해석함으로써 해외 MZ세대에게 브랜드의 역사와 신선함을 동시에 보여주겠다고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요 패션 상권에 매장을 열어 휠라만의 만화를 덧입힌다는 전략이다. 상하이 신천지는 대형 쇼핑몰, 감각적 인테리어의 레스토랑과 카페 등이 다수 자리하고 있다. 지난 1920년대 인기를 끌었던 중국과 서양의 스타일을 조합한 '스쿠먼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이 많아 이국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중국 현지인은 물론 중국을 찾은 해외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인 만큼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휠라는 제임스 진과 협력해 로마 바실리카 양식을 적용, 고대 로마의 성당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를 플래그십스토어에 적용했다. 점포 곳곳에 미니멀한 소파와 피팅룸 등을 설치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여유롭게 제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1층 정문에 대형 유리문을 설치하고, 2층 외벽에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곡선형 창문을 만들어 자연광이 내부를 밝게 비출 수 있도록 했다. 매장 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이 시즌 신제품 보기도 쉽다는 것이 휠라의 설명이다.
다만 휠라는 중국사업 자체를 윤근창 대표와 연관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휠라 관계자는 "휠라차이나의 경우, 中 거대 스포츠기업 안타스포츠와 합작법인을 맺어 '풀프로스펙트'라는 법인 아래 영업, 마케팅 등 중국 사업내 전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도 "중국 상하이에 법인을 설립한건 '미스토' 관련으로, 윤근창 대표 주재 진행된 건으로 봐도 무방하나 '플래그십스토어'는 휠라차이나 활동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휠라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3분기 휠라가 홀린 매출은 2054억원으로 전년대비 2.8% 감소했다. 지난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줄어든 235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하락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