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일본 토요타에 10개월 만에 베트남 누적 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월간 판매 순위 1위를 빼앗긴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토요타를 제치고 어렵게 탈환한 베트남 왕좌가 휘청이고 있다.
12일 베트남자동차산업협회(VAMA) 등에 따르면 현대차 베트남 합작사 현대탄콩은 지난달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763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월 대비 17.2% 두 자릿수 증가한 수치이다. 판매 라인업 중에서는 엑센트가 실적을 견인했다. 전월 대비 10.5% 확대된 1425대를 기록했다. 엑센트와 더불어 크레타(1228대)와 싼타페(1007대)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월간 판매 순위는 2위다.
1위는 토요타가 차지했다. 토요타는 현대탄콩을 1259대 차이로 앞섰다. 같은 달 전월 대비 25% 성장한 8898대를 판매했다. 이는 올해 들어 월간 최고 판매량이다. 모델별로는 바이오스가 1757대로 브랜드 베스트셀링카 역할을 톡톡히 했고 야리스 크로스(1510대)와 코롤라 크로스(1402대), 벨로즈 크로스(1061대)가 1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 확대 폭을 키웠다.
특히 토요타는 지난 4월부터 7개월 연속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10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기준 순위도 뒤집었다. 지난달 실적에 힘 입어 현대탄콩을 855대로 차이로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현대탄콩과 토요타 누적 판매량은 각각 4만8546대와 4만9401대이다.
4분기 남은 기간 연말 1위 자리를 놓고 양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탄콩은 2년 연속 1위를, 토요타는 1위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탄콩은 지난 9월 새롭게 출시한 신형 싼타페를 앞세워 수요 확보에 나선 상태이며 토요타는 '콜로라 크로스'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앞서 현대탄콩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6만7450대를 판매, 1위를 탈환했다. 2019년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2022년 9만1115대를 판매한 토요타에 밀려 2위로 밀려난 바 있다.
현재까지 승기는 토요타 쪽으로 기운 상태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는 내년 베트남 진출 30주년에 맞춰 누적 100만 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며 "지난달 현지 정부의 베트남산 자동차 등록비 지원 정책 시행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어 향후 토요타 현지 판매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동남아시아에서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크다. 연간 평균 판매량은 30만여 대로 한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빠르게 늘고 있어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