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브랜드 대표 1t 트럭인 봉고를 앞세워 파키스탄 상용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지 자동차 생산업체와 손잡고 상용차 모델 현지조립생산(CKD)을 시작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과거 조기 단종 실패 경험을 토대로 현지 소비자 공략을 위한 맞춤형 전략을 활용할 계획이다.
31일 파키스탄 증권거래소(PSX) 등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파키스탄 자동차 생산업체 데완파루크자동차(Dewan Farooque Motors Limited, DFML) 통해 내달 4일 파키스탄 상용차 시장에 경상용차 모델 쉐조레를 공식 출시한다.
쉐조레는 현지조립생산(CKD) 생산 중인 기아 대표 1t 트럭 모델 봉고의 현지명이다. DFML이 기술이전계약(TLA) 체결 1년 4개월 만인 지난 2월부터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앞서 기아는 DFML과 지난 2022년 11월 CKD를 위한 TLA를 맺은 바 있다.
DFML은 공식 출시 이후 현지 전국 대리점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쉐조레 판매와 애프터 서비스(AS)를 제공할 계획이다.
쉐조레 현지 생산과 판매를 맡은 DFML은 과거 기아와 한차례 인연을 맺었던 업체이다. 양사는 지난 2000년 파트너십 계약에 따라 현지 자동차 생산·판매를 시작, 총 9만5429대의 실적을 올렸으나 2004년 DFML이 부도를 맞으면서 관계가 종료됐었다.
기아는 이번 쉐조레 생산을 토대로 파키스탄 내 입지를 키우겠다는 각오다. 지난 2022년 현지 진출 5년 만에 누적 판매 5만 대를 달성하며 자신감이 올랐다. 당시 5만 대 달성 기록은 짧은 시간에 기존 로컬 브랜드를 밀어내고 자리를 잡은 것은 물론 자동차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한 척도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특히 과거 조기 단종 경험을 토대로 현지 시장 공략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DFML의 강력한 판매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고품질 제품과 애프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쉐조레는 지난 2018년 기아 현지 승용차 생산 파트너사인 럭키모터코퍼레이션(Lucky Motor Company, LMC)을 통해 현지 출시됐지만, 조기 단종됐던 이력이 있다. 현재 LMC는 경형 해치백 모델 피칸토(국내명 모닝)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 스토닉과 스포티지, 쏘렌토 등의 생산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