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노르웨이 해운회사 '왈레니우스 윌헬름센(Wallenius Wilhelmsen)'이 중국 조선소에 자동차운반선(PCTC) 추가 발주를 확정했다. 지정학적 갈등에서 비롯된 해상 물류 대란에 대응하고, 미래 사업 기반을 닦기 위해서다.
28일 왈레니우스 윌헬름센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오슬로 증권거래소에 중국 난징 진링조선소(China Merchants Jinling Shipyard, CMJL)와 9300CEU급 메탄올 이중 연료 자동차운반선 4척을 건조하는 옵션을 발표했다. 오는 2027년 말 또는 2028년 초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왈레니우스 윌헬름센과 진링조선소가 지난 3월 체결한 선박 건조 계약의 일환이다. 양사는 진링조선소가 왈레니우스 윌헬름센의 자동차운반선 4척을 건조하는 옵션 계약을 맺고 최종 실행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고민해왔다. <본보 2024년 3월 29일 참고 왈레니우스, 中 난징 진링과 메탄올 이중연료 車운반선 건조 계약>
왈레니우스 윌헬름센이 발주를 확정한 자동차운반선은 총 12척으로 늘어났다. 4척의 선박에 대한 옵션도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26년 중반부터 지난 2월 실행 계약을 맺은 4척을 포함해 건조된 선박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
왈레니우스 윌헬름센의 신조선은 이중연료 선박으로 건조된다. 메탄올 연료에 대응한 주엔진을 적용하고, 청정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암모니아 연료의 전환도 가능하다. 메탄올은 벙커C유 등 기존 화석연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감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왈레니우스 윌헬름센이 선박을 추가 주문한 것은 친환경 선박 도입을 서둘러 업계 변화에 발 맞추고, 시황 개선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선박의 청정연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으로 주요 글로벌 선사들이 경로를 우회하며, 선박 공급난이 발생하고 해상 운임이 급증하는 등 해운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다른 해운사들도 앞다퉈 선박 발주를 늘리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3월 선박 건조량은 1010만t(CGT·수정환산톤)으로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15% 늘어난 406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해운 성수기 이후인 2012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