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코로나19 앤데믹 이후 일본 롯데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임금 인상을 토대로 한 경기 부양 정책에 동조하기 위해 파격적인 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일본 롯데는 지난 14일 열린 '2024년 춘계노사협상'에서 관리직을 포함한 전 직원 임금을 평균 6.6% 인상안을 노동조합측에 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임금 인상률(3.5%) 대비 2배에 가까운 수치이며, 최근 20년 내 가장 높다.
일본 롯데는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일본 롯데 임직원 임금은 평균 1만9077엔(약 17만원) 상향될 전망이다. 개별 임직원의 임금 인상폭은 해당 임직원의 등급 등을 토대로 정해진다.
코로나19 판데믹이 끝나고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일본 롯데 주력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임금 인상 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과자와 아이스크림은 일본 롯데 핵심 사업이다. 지난 2022년 기준 일본 롯데 전체 매출 2820억엔(약 2조5190억원) 가운데 과자는 75.0%(2116억엔·약 1조8900억원) , 아이스크림은 23.7%(667억엔·약 5960억원) 등을 차지하고 있다.
고물가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일본 내에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을 통한 대응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제철은 14.2%를 미쓰비시 전기와 혼다는 각각 6.3%와 5.6%에 달하는 임금 인상을 결정했다.
일본 롯데의 이번 임금 인상 폭은 롯데 국내 계열사와 비교할 때 2배를 웃돌고 있다. 롯데의 한 국내 유통 계열사 올해 기준급 인상률은 평균 3.0%로 결정됐다. 해당 기업 노동조합이 당초 요구한 7.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롯데 국내 계열사 한 직원은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해 롯데웰푸드에서 전년 보다 1.1% 증가한 급여 20억5000만원과 상여 3억9300만원을 가져갔다”며 “여기에 일본 롯데 임금이 큰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여,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