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리튬메탈 배터리 회사 '사이온 파워'에 투자했다.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투자 파트너십도 추진한다. 배터리 안전성과 수명 등을 개선할 리튬메탈 배터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
사이온 파워는 24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의 주도로 시리즈A 라운드에서 7500만 달러(약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그룹의 기업형 벤처 캐피탈(CVC) 'LG테크놀로지 벤처스'와 사모펀드 회사 '브릭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통해 투자를 집행한다.
수학자 짐 시몬스가 이끄는 미국 유클리드 캐피털은 재투자를 단행했다.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가 설립한 힐스파이어도 투자에 동참했다.
사이온 파워는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에서 1989년 분사해 출범한 회사다. 압력을 활용해 리튬메탈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 재충전 속도를 향상시키는 'LicerionTM' 기술을 개발했다. 최대 20암페어(Ah)의 배터리 셀 시연을 통해 해당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증명했다. 현재 56Ah 셀까지 적용하고자 추가 시연을 준비 중이다.
사이온 파워는 배터리 연구를 위해 고급 인력 확보와 설비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100명이 넘는 직원 중 박사 학위 보유자가 다수이며 전 세계에 470개 이상의 특허도 출원했다. 애리조나주에 5만3000ft² 규모의 배터리 테스트 시설도 지어 3000개 이상의 배터리 셀을 시험할 공간을 마련했다.
트래키 켈리 사이온 파워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의 지원은 우리 기술이 얼마나 성숙한지, 리튬메탈 배터리 구현을 위한 우리의 접근 방식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LG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사이온 파워의 경영에 참여키로 했다. 로버트 매킨타이어 LG테크놀로지 벤처스 매니징 디렉터와 김한솔 브릭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매니징 파트너는 이사회 멤버로 선임됐다.
기술 파트너십도 모색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점한다. 리튬메탈 배터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를 리튬메탈로 대체한 제품이다.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여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카이스트(KAIST)와 리튬메탈 배터리 연구를 진행했다. 최근 1회 충전에 900㎞ 주행이 가능하고 400회 이상의 재충전을 달성하는 리튬메탈 배터리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번 투자는 배터리 산업의 차세대 기술 개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차세대 기술과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