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5년 내 해저케이블 매출 1조원 달성" 자신…해외 투자 가속화

미국 공장 건설 확정…유럽·베트남·중동 검토중
2027년 이후 IPO 추진 가능성 시사…추가 M&A도
LS전선아시아·LS마린솔루션과 '턴키' 수주 공략
정부 지원 요청…"국가 주도 사업·외국 기업 견제"

[더구루=정예린 기자] LS전선이 글로벌 해저케이블 수요 증가에 힘입어 5년 내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자신했다. LS전선아시아, LS마린솔루션 등 주요 자회사와 ‘삼각편대’를 구축해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중동 시장까지 사업 영토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9일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LS전선 동해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년 내 해저케이블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매출도 늘어나고 있으며, 공장은 평균 100%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김 부사장을 비롯해 이상호 LS전선아시아 대표이사 겸 LS전선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승용 LS마린솔루션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동해사업장은 LS전선이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준공한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이다. 국가핵심기술 지정 사업장으로, 1공장으로 시작해 현재 4공장까지 두고 있다. 누적 투자액만 약 8555억원에 이른다. 고압직류송전(HVDC)과 고압교류송전(HVAC) 해저케이블을 모두 생산할 수 있다. 가장 최근 가동을 시작한 해저4동은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국내 유일 HVDC 해저케이블 전용 생산기지다. 

 

김 부사장은 공격적인 해외 투자를 통해 글로벌 해저케이블 1위 사업자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동해사업장 증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동해사업장을 해저케이블 생산 거점기지로 삼고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세계 각국에 퍼진 LS전선 공장으로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미국 해저케이블 생산 공장 건설은 확정돼 부지를 선정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영국을 위주로 수요가 있는 지역 중심 투자를 검토 중"이라며 "그 다음으로 LS전선아시아가 베트남 국영기업 '페트로베트남'의 자회사 PTSC와 합작해 설립하는 베트남 해저케이블 공장을 생각하고 있으며 중동도 선별적으로 시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LS전선이 경쟁사 대비 월등한 제조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 등까지 생산된 케이블을 싣고 가면 높은 운송비(판가의 15%)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각 권역에 공장을 짓게 되면 LS전선의 빠른 생산 속도와 제조 기술로 현지 경쟁사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생산기지 설립 과정에서 LS마린솔루션에 이어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부사장은 "M&A 기회는 다 열려 있다"며 "각 권역별로 생산거점을 짓기 위해서 혼자서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M&A, 합작 등 그 지역에 맞고 적합하다고 보이는 방법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우려도 일축했다. LS전선 CFO를 겸임하는 이상호 대표는 "해저케이블이 성장 산업인데다 신재생이라는 가치를 두고 있어 금전적으로 지원한다거나 같이 합작하자고 하는 회사가 넘쳐나고 ESG펀드 등도 있기 때문에 재원을 확보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며 "손익이 본격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27년 이후 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 같아 2027년 이후 기업공개(IPO)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저케이블 산업을 리딩하겠다는 LS전선 자신감의 밑바탕이 된 것은 앞선 기술력이다. 전 세계에서 대규모 송전용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LS전선을 포함해 6곳 뿐이다. 이중 LS전선과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독일 NKT 등 4개사가 전체 시장점유율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경쟁력을 입증하듯 LS전선의 수주잔고는 올 상반기 기준 5조4711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9년(6774억원) 대비 약 8배 증가한 수치다. 

 

LS전선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지난 2015년 베트남 케이블 사업을 전담하는 LS전선아시아를 설립했다. LS전선아시아는 약 30년 업력을 지닌 현지 1위 전력케이블 생산기업 'LS-VINA'와 전력·통신선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LSCV'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LS전선은 지난 8월 또 한번의 대대적인 도약을 위해 국내 1위 해저케이블 시공 전문기업 'LS마린솔루션'을 인수했다. 

 

LS마린솔루션을 손에 넣은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제조에서 시공까지 통합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설계, 자재 납품, 시공까지 모두 따내는 ‘턴키(turn key)’ 수주가 가능해진 것이다. LS전선이 케이블을 생산하고 LS마린솔루션이 전선 포·매설을 담당한다. 특히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선박을 보유하고 있어 운용비 절감도 이루고 있다.

 

시너지 효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양사는 최근 '비금도 해저 연계 포·매설 사업'과 '아시아태평양 지역 해저 광케이블 유지보수'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지난달 전남 '안마 해상풍력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쾌거도 이뤄냈다. LS마린솔루션이 대만 타이베이에 영업 거점을 설립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LS마린솔루션은 잇단 수주에 힘입어 실적 고공행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승용 대표이사는 "그동안 통신 분야에서 주로 매출이 발생했지만 올해부터 전력 케이블까지 더해져 작년 400억원대 초반 매출에서 올해 연간 매출 목표 650억원을 순조롭게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내년부터는 1000억원대, 2030년에는 현 수준의 6배인 4000억원까지 성장하고 영업이익률은 15%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S전선은 LS마린솔루션을 통해 신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단순한 해저케이블 시공 사업에서 벗어나 설치한 후 지속적인 관리까지 고객에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김 부사장은 "해저 사업의 마지막 방점은 I&R(설치 및 수리)로, 한번 세팅이 끝나면 30~40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운송하는 것과 문제 발생시 빨리 복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다른 자회사를 통해 고장을 미리 예측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빨리 알아내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이 국가 핵심 산업으로서 자리잡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김 부사장은 "해외의 경우 우리 기업이 진출할 때 법적 문재나 자국 소재를 사용하라는 등 제약이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역으로 이같은 부분이 많이 약해 외국 기업을 견제하기 힘들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 정부도 해상풍력발전을 국가가 주도해 속도를 내거나 이제 막 태동되는 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블로킹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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