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日 소니∙무라타 '10년 인연'…글로벌 하이니켈 양극재 기업 성장 초석

2013년 국내 소부장 업체 최초 소니에 하이니켈계 양극소재 첫 공급
무라타 편입 후에도 인연 지속

 

[더구루=오소영 기자] 에코프로와 소니에서 무라타제작소로 이어지는 일본 배터리 셀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최초로 소니를 뚫은 후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오며 품질 경쟁력을 입증했다. 

 

31일 에코프로에 따르면 회사와 소니의 인연은 위기에서 비롯됐다. 에코프로는 2009년 경쟁사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kg당 6~7달러에 전구체를 공급했는데 경쟁사는 3달러 후반대로 가격을 낮췄다. 적자가 늘어나자 에코프로는 결국 공급을 포기했다. 

 

에코프로는 전구체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하이니켈계 양극소재(NCA)에 집중했으나 쉽지 않았다. 전구체 생산라인 증설에 투자한 비용과 매출 손실의 타격은 컸다.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은 당시 대책 회의에서 "이대로 가면 우리는 죽는다. 세계에서 배터리 셀을 가장 잘 만드는 소니를 뚫자"고 임원들을 독려했다.

 

에코프로는 2010년 처음으로 일본의 대표 배터리 전시회인 '배터리 저팬'에 참석해 소니 부스 바로 옆에 전시관을 마련했다. 이듬해에도 부스를 꾸리고 소니에 테스트를 절실하게 요청했다. 전시회를 마치고 귀국하려던 차에 소니 쓰게마 사업본부장의 본사 방문 요청을 받았다.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소니 측에서 세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양극소재를 개발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본사 방문을 계기로 소니는 2012년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에코프로 충북 오창공장에 급파했다. 공장 청소를 비롯해 품질 지도에 착수했다. 한 달여 만에 에코프로의 하이니켈 양극재 품질이 일정 수준 올라왔다고 판단, 시제품을 일본 소니 셀라인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에코프로는 2013년 8월 6t을 공급했다. 2015년 3월 소니와 장기공급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소니는 1993년 리튬이온 배터리를 최초로 상용화한 회사"라며 "세계적인 셀 메이커라는 점에서 당시 한국의 중소기업이 소니에 첨단 배터리 소재를 공급했다는 사실은 소재 부품업계에서는 유례없는 일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무라타제작소(이하 무라타)가 2017년 소니의 배터리 사업부를 인수한 후에도 에코프로와의 파트너십은 지속됐다. 에코프라는 전동공구, 무선청소기, 전동자전거 등 비IT 분야 배터리용 NCA 양극재를 공급했다. 현재 연간 수천 톤을 무라타에 납품하고 거래량을 꾸준히 늘려 나가고 있다. 

 

일본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만족시킨 에코프로는 삼성SDI, SK온 등과 거래하며 한국 배터리 셀 생태계의 주요 축으로 성장했다. 2021년 글로벌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에서 일본 스미토모(42.4%)에 이어 2위(26.7%)에 올랐다.

 

에코프로 마케팅실 양제헌 이사는 "무라타는 에코프로 배터리 양극소재에 대해 품질을 보증하는 등 두터운 신뢰 관계를 맺고 있다"라며 "고품질의 양극재 공급을 통해 10년 우정의 무라타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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