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러시아 아빌론 홀딩(Avilon Holding, 이하 아빌론)이 폭스바겐에 이어 현대자동차 현지 자동차 생산 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본격적인 협상을 위해 대표단을 꾸려 직접 공장을 찾은 만큼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러시아 자동차 소식 전문 채널 Avtopotok에 따르면 현지 대규모 딜러 네트워크 보유사 아빌론은 최근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HMMR)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Avtopotok은 "아빌론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위치한 현대차 공장을 매입할 계획"이라며 "전날 아빌론 대표단이 직접 협상을 위해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떠났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구매 조건과 매입 가격 등에 대해서는 따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아빌론 홀딩은 현대차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를 비롯해 현지 볼륨모델 '솔라리스'(국내명 엑센트), 중국 전략형 MPV 모델 '쿠스토' 등 현대차 병행수입을 맡고 있는 곳이다. 병행 수입은 수입업자가 직접 상품을 수입·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대차 공식 판매 루트가 모두 막힌 상황에서 아빌론은 현대차 제품을 현지에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유통방법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았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업계는 현대차가 폭스바겐과 동일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은 현대차에 앞서 올해 초 아빌론 계열사 '아트-파이낸스'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핵심 생산 시설인 칼루가 공장과 부품·서비스 사업부, 스카니아 금융 지원사 이전을 추진했고, 지난 5월 러시아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 사업 철수를 매듭지었다. 지분 매각을 통해 1억3500만달러(한화 약 1,782억원)를 회수하기로 했다.
폭스바겐과 현대차 외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러시아 사업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지난 4월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사업부를 현지 투자사인 아브토돔에 매각했다. 프랑스 르노는 보유 중이던 러시아 자동차 제조사 아브토바즈 지분 68%를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