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중국 인공지능(AI) 컴퓨터 비전 기업 겔링 딥 퓨플(Geling Deep Pupil) 주식을 매각했다. 겔링 딥 퓨플의 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면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지난 5월26일부터 7월13일까지 겔링 딥 퓨플 주식 6600만 위안(약 118억 원) 어치를 현금화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겔링 딥 퓨플은 지난 2022년 중국 증시에 상장한 AI 컴퓨터 비전 기업이다. 설립 초기 오프라인 소매 분야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딥러닝, 얼굴 인식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는 쾅시 테크놀로지, 이투 테크놀로지, 윤시 테크놀로지 등과 AI 시장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겔링 딥 퓨플은 상장 당시 조 위안 단위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기도 했다. 션난펑의 세쿼이아 캐피털과 쉬샤오핑의 젠지 펀드 등 중국 내 유력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하며 유망 AI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겔링 딥 퓨플의 성장 가능성에 의문 부호가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의 이탈도 가속화 될 조짐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식 매각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 상에 있는 셈이다.
겔링 딥 퓨플의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한 세쿼이아 캐피털의 경우 지난 4월19일부터 7월20일까지 1억8500만 위안(약 330억 원) 이상을 현금화 했다. 2대 주주인 항저우 아울린 스프링 테크놀로지 센터도 지난 3월17일부터 5월5일까지 1억 위안(약 178억 원) 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
업계는 겔링 딥 퓨플의 문제점을 두 가지로 지적했다. 우선 특정 사업 부문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실제로 겔링 딥 퓨플의 사업 비중은 지능형 금융 상품 솔루션이 89.61%, 도시 관리 상품 솔루션이 10.39%에 달한다. 특히 금융 사업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시장에만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치열한 상호 경쟁과 낮은 재구매율, 매출 총이익률 제한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쟁사에 비해 적은 특허 수도 문제란 지적이다. 겔링 딥 퓨플은 지난해 말 기준 34건의 특허와 82건의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들을 보면 윤콩 테크놀로지가 356건의 특허와 501건의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갖고 있다. 아크소프트 테크놀로지도 245건의 특허와 129건의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보유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주주 70%가 보유 지분 청산을 진행 중인 만큼 주가에도 악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