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현대차 러시아 공장, '매각→재가동' 선회하나

현지 부품 수급난 해결 방안 마련, 연내 재가동 목표
정현철 HMMR 구매실장 통해 의지 확인돼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공장에 대한 활용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져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현지 시장 재진입을 고려해 매각과 현지 생산을 두고 저울질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HMMR)은 연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현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최근 러시아 매체 DP가 보도한 내용이다. 지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매각설과는 궤를 달리하는 이야기다. 

 

앞서 일부 매체는 지난달 현대차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카자흐스탄 기업에 매각하는 협상을 마무리하고 러시아 정부 최종 승인 획득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대차는 매각과 더불어 현지 생산 재개에 대한 노력도 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소식통을 통해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자동차 핵심 부품인 반도체와 전자 장비 등의 반입이 금지된 가운데 HMMR은 현지 부품 수급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채널을 마련하는 등 지속해서 현지 생산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지난 2011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 현지 생산거점이다. 엑센트(현지명 쏠라리스)와 프라이드(리오), 크레타 등 연간 23만대 규모 생산 능력을 갖췄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해 3월 가동을 멈췄었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 재가동설은 올해 초부터 제기됐다. 지난 1월 정현철 HMMR 구매실장(상무)가 러시아 연방 산업통상부 및 상트페테부르크 지방 정부와 정기적인 소통을 통해 현지 생산 재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이 같은 내용은 러시아 통신사 폰탄카(Fontanka) 등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졌었다.

 

당시 정 상무는 "현대차는 지속해서 현지 공장 재가동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러시아 정부와 함께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상트페테부르크 공장의 경우 자동차 부품 생산을 위해 제한적으로 일부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부 생산 라인은 소형 세단 모델 액센트(현지명 솔라리스) 자동차 부품 스탬핑과 용접, 차체 도장 작업을 말하는 것으로 HMMR은 해당 부품을 지난해 12월부터 카자흐스탄 반조립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같은해 8월 공급을 중단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정부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토대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버티는 방향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옛 GM공장의 경우, 현지 연구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카자흐스탄 파트너사인 아스타나모터스 매각을 검토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연구 시설은 자동차 생산 관련 현지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훈련 프로젝트를 진행, 별도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을 대신해 공간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향후 러시아 시장 재진입을 고려해 유리한 방향을 선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스타나모터스는 지난 1992년부터 자동차 판매 및 유지서비스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현대트랜스알마티 상용차 공장과 현대트랜스 카자흐스탄 승용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크누르 네시프바에프(Beknur Nesipbaev) 아스타나모터스 대표는 지난 1월 현장 실사를 위해 직접 러시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GM공장은 현대차가 지난 2020년 인수한 곳이다. 연산 10만대 규모를 갖췄다. 당초 현대차는 현지 정부의 허가를 토대로 이곳 공장 내 생산 설비 구축 작업을 추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과 더해 현지 연간 생산능력을 33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였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변수가 됐다. '러시아 보이콧' 국제 공조에 따라 서방제재에 동참하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3개월 뒤인 지난해 6월 공장 개선 작업을 올스톱하고 관련 프로젝트를 잠정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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