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모델 'G90'이 러시아에서 형식 승인을 받았다. 제네시스가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대체 브랜드로 떠오르는 가운데 종전 이후 현지 프리미엄 시장 재진입 기반을 다지기 위한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24일 러시아 연방산업재산권연구소(Federal Institute of Industrial Property·FIPS)에 따르면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CIS)는 최근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2세대 G90에 대한 형식 승인을 취득했다.
2세대 G90은 지난해 6년여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돼 출시된 플래그십 세단 모델이다. 브랜드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을 토대로 플래그십 세단이지만 젊은 감각과 섬세한 디자인 요소를 자랑한다. 가솔린 3.5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54㎏.m의 강력한 성능을 낸다.
종전 이후 현지 프리미엄 시장 재진입 기반을 다지기 위한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로 유럽 프리미엄 차량 공급이 끊긴 가운데 제네시스가 러시아 고위 관료 관용차로 잇따라 이용되는 등 유럽 프리미엄 차량 대체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역시 같은달 러시아 수출을 전면 중단하긴 했지만 시장 철수를 결정하진 않았다. 현재 공장 휴업 기간을 2월 말까지 3회에 걸쳐 연장한 상태이다.
특히 러시아 시장에서 제약 없이 운영되고 있는 유일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공급망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유럽 브랜드처럼 완전히 막히지는 않았다는 것.
실제 G90을 비롯한 제네시스 차량은 지난해부터 러시아 고위 관료 관용차로 채택되고 있다. 앞서 상트페테부르크 주정부는 지난해 3월 고위 관료용 차량으로 제네시스 G90 등을 선택하고 공공 조달을 통해 △G90 17대 △G80 3대 △GV80 1대 등 총 21대를 구매했다.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 부총리가 G90을 관용 차량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로컬 브랜드인 오러스 역시 대체 브랜드로 주목받았지만 가성비가 크게 떨어지는 탓에 외면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러시안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오러스 세나트 모델의 현지 판매 가격은 2200만 루블(약 3억1856만원)에 달한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 대비 66% 줄어든 5만4017대를 판매했다. 같은해 현지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151만대) 대비 58.7% 급감한 62만6281대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