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종합식품그룹 대상이 창립 66주년(11월1일)을 맞았다. '종가' 브랜드를 내세워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김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과 육류 신사업을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힘쓰고 있다.
15일 대상에 따르면 폴란드 김치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세우고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상은 원재료 수급의 용이성, 인근 국가로의 접근성 등의 이유로 폴란드를 유럽 시장 개척의 전초기지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폴란드 신선 발효 채소 전문업체 ChPN(Charsznickie Pola Natury)과 합작법인 대상 ChPN 유럽(Daesang ChPN Europe)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대상 ChPN 유럽은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다.
ChPN은 지난 2016년 설립돼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인근 국가에 고급 유기농 신선 발효 제품을 유통하는 업체다. ChPN의 제품은 리들(LidI), 까르푸(Carrefour), 오샹(Auchant) 등 현지의 주요 대형 마트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다. 합작법인 출범 후 김치 생산이 시작되면 종가 김치의 현지 메인스트림 채널 입점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대상 김치 공장은 폴란드 크라쿠프(Krakow)에 6613㎡ 규모로 조성된다. 내년 착공을 시작해 2024년 하반기 내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상은 폴란드 공장 완공까지 약 150억원을 투입한다. 2030년까지 연간 3000톤 이상의 김치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폴란드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유럽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 생산 및 생산 인증을 획득하는 등 현지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상은 폴란드 합작법인 출범 및 김치 공장 설립을 발판 삼아 2025년까지 유럽 현지 식품 사업 연간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3월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시장 내 김치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City of Industry)에 위치한 대상 LA공장을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2000톤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라인과 원료창고 등 기반시설을 갖췄다.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 연간 매출액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랜드 통합을 통해 일관적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펼치며 글로벌 김치 브랜드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김치 브랜드 종가집과 글로벌 김치 브랜드 종가(JONGGA)로 나뉘었던 브랜드를 종가(JONGGA)로 합쳤다.
신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SKC, LX인터내셔널과 손잡고 PBAT 생산·판매업체 에코밴스 설립에 나섰다. 대상은 400억원을 투자했다. 내년 상업화를 목표로 국내에 연산 7만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조성한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세계 2위 규모의 PBAT 제조사가 될 전망이다.
또 지난해 11월 그룹 내에 있던 육가공 사업부를 분할하는 방식으로 대상델리하임을 세우고 육가공 사업 확대에 나섰다. 배양육 시장의 문도 두드렸다. 지난해 6월 동물세포 배양배지 기업 엑셀세라퓨틱스와 배양육 배지 사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지난해 8월 배양육 연구 개발 기업 스페이스에프의 7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상 관계자는 "한국 문화가 해외로 퍼져나가면서 한식과 한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김치를 향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면서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에 이어 유럽에 현지 생산라인을 갖추려는 것으로 향후 해외생산라인 추가 설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양육의 경우 엑셀세라퓨틱스와 손잡은 지 1년이 조금 지난 초기 단계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