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장기화 조짐…한국과 손잡은 日 기업 '한숨만'

-일본 기업, 불매운동 장기화 및 협력사업 중단 우려 

[더구루=길소연 기자] 한일 경제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한국과 손잡은 일본 기업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산 불매운동이 장기화되고, 협력 사업이 중단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제 현장에서는 한일 간 역사적 고충과 무역에 대한 긴장이 외교와 경제 관계를 모두 냉각시킬 우려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한일 경제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보다 일본의 피해 규모가 크다는 전망과 함께 일본 기업의 교류 협력 유지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과 협력 중인 일본 기업이 양국 경제전쟁 중단과 함께 교류 사업 유지를 바라고 있다. 

 

아베의 과거사 부정과 경제적 압박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인 불매운동 등 일본 보이콧 운동이 장기화되면서 일본 기업 피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 3사의 한국 내 7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가량 급감했고 △아사히 △기린 △삿포로 등 일본맥주 기업도 7월 한국 수입액이 45% 급감했다. 한국의 삿포로 양조장 합작회사는 7월 판매가 70% 급감하자 일본맥주 생산업체에 한 달에 4일간 운영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국 조선소인 삼성중공업과 부유식 액화천연가스플랜트를 건설 중인 일본 플랜트 엔지니어링 회사 JGC의 마사유키 사토 대표는 "한국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비자 발급이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으며, 한 일본 화학기업 회장은 "정부가 경제에 정치적 문제를 제기하고 회사에 부담을 주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불매운동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유니클로는 장기 보이콧을 우려하며 아울렛에서 재고 정리를 준비하고 있다.

 

경제보복 후폭풍이 거세지자 일부 일본 기업은 한국과의 변함없이 교류 유지 및 협력을 호소하고 있다. 

 

일본의 합성섬유·합성유지의 화학기업 도레이의 후카사와 토루 부사장은 "한국에서 탄소 섬유 재료를 만드는데 제품 자체가 소비재가 아닌 산업용 재료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도 한국과 변함없는 관계유지를 원한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두산중공업과 함께 화력발전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 역시 변함없이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사업을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 

 

산업계뿐 아니라 항공, 여행업계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방일 방문객이 급감하자 현지 지자체 관계자는 물론 일본 공항까지 나서 항공편 유지 및 교류 협력 확대를 읍소하고 있다.  

 

대한항공을 포함한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 경제보복 조치 후 서둘러 일본 노선 운항 중단 및 감편 조정에 나섰다. 여객 수요 감소로 인한 공급 조정으로, 일본 대신 중국· 동남아 노선으로 눈을 돌려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일간 상호 여행 감소 피해는 규모 면에서나 체감 면에서 일본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다만 반작용으로 국내 소비자 효용 손실, 국내 관광산업의 업황 악화 등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외교 갈등이 경제전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국내 관광산업의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책이 요구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에 맞대응으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4일 일본이 먼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자 한국정부도 일본을 백색국가로 제외하며 맞대응 조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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