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680 배터리, 2170 부피 큰 버전…성능 차이 없다"

전기차 파워블로그 윌 로켓 지적
2170과 음극·양극재 동일
배터리 가격 56% 인하 목표 달성 어려워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테슬라가 차세대 배터리로 내세운 '4680 배터리'가 성능 논란에 직면했다. 전작인 2170과 비교해 에너지밀도와 충전 속도 모두 향상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기차 관련 소식을 다루는 파워블로거 윌 로켓(Will Lockett)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블로그 플랫폼 미디엄에서 "4680 배터리에는 (일론) 머스크가 2020년에 약속한 획기적인 기능이 거의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터리 분해 결과 2170 배터리와 동일한 흑연 음극재와 NCM811(니켈 80%, 코발트 10%, 망간 10%) 양극재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2170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를 높이거나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없다는 뜻이다. 에너지밀도는 2170 대비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셀 벽이 3배 더 두텁기 때문이라고 로켓은 설명했다.

 

환경 파괴와 인권 유린 논란이 있는 코발트와 가격 상승에 취약한 니켈의 활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건식 전극공정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건식 전극공정은 고체 상태의 도전재를 배터리 전극에 코팅하는 기술로 액체 상태의 도전재를 활용하는 습식 전극공정과 달리 건조 과정을 거치지 않아 생산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로켓은 "현재의 4680은 업계를 뒤흔드는 혁신적인 배터리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이미 가진 배터리의 부피가 큰 버전인 거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테슬라는 4680 배터리를 탑재해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배터리 가격을 56% 낮추겠다는 기존 목표의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용 4680 배터리 팩 가격이 7400달러로 2170 대비 33% 저렴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은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셀의 특성을 공개하지 않고 교활히 행동했다"며 "그들의 침묵은 사람들이 차세대 배터리가 장착된 사를 구매한다고 생각하게 하려는 전술"이라고 비판했다.

 

테슬라의 경각심도 강조했다.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셀 생산에 성공하더라도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과 미국 전고체 배터리 회사 퀀텀스케이프 등 경쟁사들의 기술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들 모두 차세대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면 4680은 구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로켓은 "테슬라가 배터리 팩과 같은 난도가 낮은 부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배터리 소재와 건식 전극공정 개발을 차근차근 밟아 강력하고 안정적이며 효율적인 생산라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높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 9월 '배터리 데이'에서 처음 공개하고 기존 2170 대비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주행거리는 16% 향상된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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