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파키스탄 석유화학사 ICI파키스탄이 자회사를 통한 롯데케미칼 파키스탄(LCPL)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비주력인 테레프탈산(PTA) 사업을 털고 경영 효율화를 꾀하려는 롯데케미칼의 행보가 본궤도에 올랐다.
ICI파키스탄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파키스탄증권거래소에 "자사를 대리하는 옵티머스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LCPL의 지분 75.01% 인수 의사(Public Announcement of Intention, 이하 PAI)를 제출했다"라고 통보했다.
노바텍스는 앞서 지분 매입에 관심을 표하고 구속력 없는 제안을 냈다. 이어 모회사인 ICI파키스탄에서 인수 작업을 맡을 파트너사를 선정하고 PAI를 내며 롯데케미칼과의 거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본보 2022년 7월 8일 참고 [단독]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자회사 노바텍스에 매각 '초읽기'>
LCPL의 몸값은 2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2009년 인수 가격(약 147억원)의 10배를 넘어 매각이 성공할 시 롯데케미칼은 막대한 차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09년 네덜란드 페인트 업체 악조노벨로부터 LCPL을 샀다. 합성섬유와 페트병의 중간 원료인 PTA를 연간 50만t씩 생산했다.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낮아져 2016년 LCPL의 영업이익은 33억원에 그쳤다. 2018년부터 호황기를 맞아 2019년 영업이익이 571억원으로 급등했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41억원으로 급락했다. 그해 파키스탄 정부의 봉쇄 조치 영향으로 롯데케미칼은 LCPL의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시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롯데케미칼은 PTA를 비핵심 사업으로 분류하고 철수를 추진했다. 2020년 울산 공장에서 PTA 생산을 멈추고 생산라인을 고순도 이소프탈산(PIA)로 전환했다. PTA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를 만들던 롯데케미칼 영국법인(LC UK)도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