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육성법' 삼성에 직격탄..."시안공장 증설 걸림돌"

류페이전 대만경제연구원 연구원 분석
"TSMC, 중국 투자 거의 없어…대만에 몰빵"
최선단 낸드 화성·평택서 생산…TSMC 파운드리, 중국에 두 곳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이하 반도체법) 통과되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핵심 기지인 중국 시안 공장 증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대만에서 나왔다. TSMC를 비롯한 대만 업체들은 첨단 공장이 대만에 밀집돼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삼성도 국내 사업장에 선단 공정을 집중적으로 적용했고 중국 내 반도체 제조 공장 수를 보면 TSMC가 오히려 '한 수 위'라는 반박도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수위시대(數位時代)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류페이전(劉佩真) 대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법 통과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에 삼성을 꼽았다. 그는 "삼성이 미국의 제약으로 시안 공장 증설을 지속하지 못한다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도체법은 미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중국을 견제하고자 만들어졌다.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자금 지원과 함께 반도체나 반도체 생산용 공구 제조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 25%를 적용, 국제 보안통신 프로그램에 5억 달러(약 6560억원), 직업 훈련에 2억 달러(약 2620억원), 공공 무선 공급망 혁신에 15억 달러(약 1조9680억원) 제공을 골자로 한다.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져 미국이 삼성을 압박할 수단으로 반도체법을 활용할 있다는 게 류페이전 연구원의 분석이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이다. 2014년 1공장에 이어 2018년 2공장 1단계 투자가 추진됐다.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하며 누적 투자액은 약 300억 달러(약 3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페이전 연구원은 삼성과 달리 대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봤다. 류 연구원은 "수년간 대만 회사가 중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고 향후 계획도 거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TSMC가 지난해 중국 난징에 28억9000만 달러(약 3조원)를 쏟아 28나노미터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으나 첨단 공정은 대만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TSMC는 17개 생산·연구 거점 중 15개 사업장을 대만에 두고 있다. 특히 7나노 이하 미세 공정이 적용된 공장의 상당수는 대만에 있다. 올해 하반기 3나노 칩 양산은 대만 남부에 있는 팹18에서 이뤄진다. 2나노 공장은 가오슝시 신주과학단지에 구축된다.

 

최근에야 해외 투자를 강화하며 첨단 팹이 대만 이외의 국가에도 들어서고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2024년부터 5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착공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공장에 적용된 기술과 생산시설을 보면 삼성의 피해를 단언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주력 메모리 제품을 경기 평택·화성 사업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176단 이상 7세대 V낸드는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평택3공장(P3)에서 제조된다.

 

아울러 삼성은 시안에 메모리 팹과 쑤저우에 패키징 공장을, TSMC는 상하이와 난징에 파운드리를 보유하고 있다. 생산시설만 보면 TSMC가 공장이 더 많다는 분석이다. 

 

한편, 반도체법은 25일 미국 상원의 토론 종결 투표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이 60표 이상을 확보하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없이 26일이나 27일 곧바로 최종 표결이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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